여러분, 혹시 우유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더부룩하고 설사가 난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건 우리 몸이 유당(lactose)이라는 성분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서 생기는 아주 흔한 증상이에요.

유당은 주로 우유나 유제품에 들어 있는 당분이에요. 우리가 흔히 먹는 우유, 요구르트, 치즈, 아이스크림 같은 식품에 유당이 들어있고, 이걸 소화하려면 락타아제(lactase, 락테이스)라는 효소가 필요해요. 락타아제는 소장의 벽에 있는 세포에서 만들어지는데, 이 효소가 유당을 잘게 쪼개줘야만 우리 몸이 흡수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이 락타아제가 성인이 되면서 점점 줄어든다는 거예요. 아기 때는 모유를 먹기 때문에 락타아제가 충분히 만들어지지만, 성장하면서 유제품 섭취가 줄면 우리 몸도 자연스럽게 락타아제 생산을 멈추기 시작해요. 특히 동양권처럼 유제품을 전통적으로 많이 먹지 않았던 문화권에서는 락타아제가 빠르게 줄어들어요.
이렇게 락타아제가 부족해진 상태에서 유제품을 먹게 되면, 유당이 분해되지 않고 소장을 지나 그대로 대장으로 내려가요. 대장에는 수많은 장내 세균이 살고 있는데요, 이 세균들이 유당을 발효하면서 가스와 산을 만들어내고, 이 과정에서 복통, 복부팽만, 방귀,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거예요. 우유 마신 후 배탈이 나는 이유, 바로 이거랍니다.

이 증상들은 보통 유제품을 먹고 30분에서 2시간 이내에 나타나요. 특히 찬 우유를 한 번에 많이 마신 경우에는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요. 하지만 유당불내증은 알레르기와는 달라요. 우유 알레르기는 우유 속 단백질에 면역 반응이 생겨 두드러기, 가려움,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일으킬 수 있지만, 유당불내증은 단순히 소화 문제라 생명에 위협적이지는 않아요. 대신 꽤 불편하긴 하죠.
재밌는 점은 유당불내증이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흔하다는 사실이에요. 전체 인구의 60~70%가 유당을 어느 정도 소화하지 못하는 상태예요. 그렇다면 어떤 사람은 괜찮고, 어떤 사람은 왜 안 괜찮은 걸까요? 그 차이는 바로 유전자와 인종, 문화에서 와요.
다음 편에서는 인종과 지역에 따라 유당불내증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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