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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2편 : 도파민의 작용 메커니즘, 도파민 내성, 도파민 중독

단세포가 되고파🫠 2025. 4. 2.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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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편에서 도파민은 쾌락 그 자체를 만드는 물질은 아니지만, 우리가 좋았던 경험을 기억하고, 다시 반복하게 만드는 '동기화 신호' 역할을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이번 편에서는 도파민이 어떻게 중독 행동을 학습시키는지, 그리고 왜 자꾸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지, 즉 내성과 중독의 연결 고리에 대해 좀 더 깊이 알아볼게요.

 



도파민은 어떻게 ‘기억’을 학습시키나요?

 

 


도파민이 분비되는 뇌의 영역은 보상 회로(reward circuit)라고 불려요. 이 회로에는 대표적으로 측좌핵(nucleus accumbens), 복측피개영역(VTA), 그리고 전전두엽 피질(prefrontal cortex) 등이 포함돼요. 이 영역들은 보상(예: 기분 좋음), 학습(예: 기억 저장), 판단(예: 반복할지 말지 결정)을 함께 담당해요.

 



예를 들어,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뇌는 그 음식의 맛, 향, 분위기, 먹었던 시간대, 함께 있던 사람 등을 모두 ‘보상 경험’으로 저장해요. 이 기억은 이후 유사한 상황에서 다시 그 행동을 하고 싶다는 동기를 만들어냅니다.

 

 


이런 메커니즘은 원래 생존에 매우 유리한 기능이었어요. 맛있는 음식을 기억하고 또 먹게 되면 에너지 공급에 도움이 되고, 안전한 환경을 기억하면 생존 확률이 올라가니까요. 그런데 마약이나 SNS 같은 비정상적인 보상 자극이 이 회로를 지나치게 과도하게 자극하게 되면,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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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될수록 무뎌지는 보상 회로 – 도파민 내성

 

 


도파민이 중독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는 부분은 바로 내성(tolerance)이에요. 처음 어떤 자극(예: 술, 게임, 도박 등)을 경험했을 땐 도파민 분비가 많고 기분도 아주 좋아요. 그런데 그 자극이 반복되면 뇌는 과도한 자극에 적응하려고 해요. 이게 바로 도파민 내성이에요.

 



뇌는 이 자극에 과하게 반응하지 않기 위해 두 가지 방식으로 스스로 조절을 시도해요.

 

 

 


도파민 수용체의 수를 줄인다
보상 회로가 이전보다 같은 자극에 덜 반응하게 만들어요.

도파민 분비량 자체를 줄인다
자극이 들어와도 예전만큼의 흥분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거죠.

 

 


결과적으로 뇌는 더 강한 자극 없이는 만족하지 못하게 돼요. 처음에는 술 한 잔에 기분이 좋았지만, 점점 양이 늘고, 종류가 세지고, 빈도가 잦아지는 것이 대표적인 예에요. 같은 자극에는 더 이상 기분이 안 좋아지고, 결국 더 자극적인 무언가를 찾아 헤매게 되는 거죠.

 

 


뇌는 왜 계속 그 자극을 원할까요?

 

 


중독은 단순히 “즐거워서 계속하는 것”이 아니에요. 오히려 기분이 나빠지지 않기 위해,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요. 도파민 내성이 생긴 이후에는 쾌감보다 불쾌감을 피하기 위한 행동으로 중독 행동이 지속되기도 해요.

 

 


예를 들어 약물을 끊었을 때

 

 


무기력함

우울감

불안, 초조

식욕 저하, 불면증

 

 


등의 금단 증상이 나타나요. 뇌는 이 불편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다시 자극을 찾게 되고, 그렇게 중독의 고리가 이어지게 되는 거예요.

 

 


중독은 도파민 하나만으로 생기는 걸까?

 

 


아니에요. 중독은 도파민만으로 설명될 수 없는 복합적인 뇌 질환이에요. 뇌의 다른 신경전달물질들도 작용하고, 유전적 요인, 정신건강, 성장 환경, 사회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해요.

 


예를 들어,

유전적 요인

가족력이 있거나, 특정 유전자가 있으면 중독에 더 취약할 수 있어요.

정신적 요인

우울증, 불안, ADHD 등이 있을 경우, 자극에 의존할 확률이 높아져요.

환경적 요인

어린 시절 가정 폭력, 스트레스, 또래 집단의 영향도 중요한 변수예요.

 

 


즉, 도파민은 ‘중독 경로를 여는 문’ 중 하나일 뿐, 전체를 설명하진 못해요.

 

 


건강한 도파민 회로를 위한 팁

 


도파민은 없어서는 안 될 뇌의 중요한 시스템이에요. 중독 문제를 예방하고 건강한 보상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에서 적당하고 지속 가능한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매일 조금씩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루틴 만들기 (운동, 독서, 정리정돈 등)

자연과 교감하기 (산책, 햇빛 쬐기 등)

디지털 디톡스 시도하기 (하루 중 일부 시간은 스마트폰, SNS 끄기)

새로운 경험을 천천히 즐기기 (요리, 악기 연주, 취미 활동 등)

 

 

 


도파민을 너무 강하게 자극하는 활동 대신, 지속 가능한 보상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중독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돼요.

 

 


도파민은 뇌의 보상 회로를 통해 우리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기억을 강화하고, 행동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해요. 하지만 그 기능이 지나치게 과도하게 자극될 때, 중독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도파민 자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파민 시스템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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