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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3편 : 단일클론 항체 vs 폴리클론 항체 –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단세포가 되고파🫠 2025. 3. 2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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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편에서 항체의 기본과 1차/2차 항체에 대해 배웠어요. 이번에는 항체의 또 다른 분류인 단일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와 폴리클론 항체(polyclonal antibody)에 대해 깊이 알아볼게요.

 

 

 

이 둘은 항체를 만드는 방식과 특성에서 큰 차이가 있으며, 연구나 진단에 각각 장단점이 있어요. 언제 단일클론을 쓰고 언제 폴리클론을 써야 할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단일클론 항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단일클론 항체(단클론 항체)는 말 그대로 한 개의 B 세포 클론에서 유래한 항체예요​. 자연 상태에서는 항원을 넣으면 여러 B세포가 반응하여 다양한 항체가 나오지만, 단일클론 항체를 얻으려면 한 종류의 B세포만 분리하여 키워야 하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1975년 Köhler와 Milstein이 개발한 하이브리도마(hybridoma) 기술이에요​.

 

 

 

간단히 원리를 설명하면, 먼저 실험동물(쥐 등)에 원하는 항원을 주입해 면역반응을 일으킨 후, 항체를 만드는 B 세포들을 적출해요. 이 B 세포는 평소 수명이 짧아 오래 배양할 수 없으니, 불멸화 세포줄기(암세포인 골수종 세포)와 융합시켜줍니다. 그러면 영구적으로 증식이 가능한 잡종 세포(hybridoma)가 만들어지는데, 각각이 하나의 B세포에서 유래했으므로 단일 항체만 분비하게 돼요​.

 

 

이렇게 만들어진 하이브리도마 세포 클론을 잘 골라서 증식시키면, 우리가 원하는 특정 항체를 무한히 생산할 수 있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각각의 하이브리도마 클론이 만드는 항체가 바로 단일클론 항체에요.

 

 

 

예를 들어, 암세포 표지자인 단백질 X에 대한 단일클론 항체를 만들고 싶다면, 단백질 X로 면역화한 쥐의 비장(B cell이 많음)에서 B세포들을 꺼내어 골수종 세포와 융합시킵니다. 그 후 융합 세포들을 하나씩 분리(cloning)해서 배양하고, 각각이 분비하는 항체가 단백질 X에 결합하는지 시험하여 원하는 특이성을 가진 클론을 선별하는 거죠​.

 

 

선별된 클론은 냉동 보존하거나 대량배양하여 지속적으로 동일한 항체를 얻을 수 있어요. 단일클론 항체는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과정 덕분에 항원 내 단 하나의 에피토프만 인식하는 매우 균일한 항체가 돼요.

 

 

 

폴리클론 항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폴리클론 항체(다클론 항체)는 여러 종류의 B 세포들이 만들어내는 항체들의 혼합물이에요​. 동물의 면역 시스템은 하나의 항원에 대해 여러 부위를 인식하는 B세포들을 동시에 활성화하므로, 실제로 동물의 혈청에서 뽑아낸 항체들은 모두 조금씩 다른 잡다한 항체들이 섞여 있게 되죠​.

 

 

예를 들어 염소에게 항원 단백질 Y를 주사하여 면역반응을 유도하면, 염소의 몸속에서 단백질 Y의 각기 다른 부분(에피토프)에 결합하는 다양한 항체들이 생성됩니다. 일정 기간 후 염소의 피를 뽑아 혈청을 채취하면 그 속에 항원 Y에 대한 여러 종류의 항체들이 들어있는데, 이것을 정제한 것이 바로 폴리클론 항체예요​. 즉, 자연 상태의 면역반응 결과를 그대로 활용한 것이 폴리클론 항체라고 할 수 있죠.

 

 

 

폴리클론 항체 생산은 비교적 간단한데요. 항원을 동물(토끼, 염소, 양 등)에 주입하고 일정 시간 간격으로 혈액을 채취해서, 항체가 충분히 들어있는 혈청을 얻은 뒤 정제하는 절차예요. 여러 B세포들이 협동하여 만들어낸 항체들이기 때문에, 같은 항원에 대한 다양한 에피토프 인식 능력을 가진 항체들이 섞여 있게 돼요​.

 

 

 

예를 들어, 세균의 표면단백질을 항원으로 폴리클론 항체를 만들면, 그 세균 단백질의 여러 부위를 인식하는 항체들이 동시에 얻어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폴리클론 항체는 항원이 약간 변성되거나 변이가 있어도 일부 항체가 여전히 결합할 가능성이 높고, 신호가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올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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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클론항체 vs 폴리클론항체

 

 

 

 

 

단일클론과 폴리클론 항체의 핵심 차이는 한 마디로, “항원 하나의 한 부위만 보느냐(단일) vs. 여러 부위를 모두 보느냐(다중)”라고 할 수 있어요​.

 

 

 

특이성과 민감도

 

단일클론 항체는 매우 특이적이라서 타 항원에 대한 교차반응이 거의 없고, 백그라운드 신호가 낮아요​. 반면 폴리클론 항체는 다양한 항체가 섞여 있어서 항원에 조금이라도 반응할 수 있는 항체들이 다수 존재하므로, 검출 신호가 강하고 민감도가 높을 수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예상치 못한 비특이적 결합(교차반응)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죠​.

 

 

 

일관성과 재현성

 

 

단일클론 항체는 한 클론에서 계속 만들기 때문에 항상 동일한 분자가 나와요. 그래서 실험의 재현성이 높고, 전세계 어디서나 같은 클론을 쓰면 동일한 성능을 기대할 수 있어요​. 폴리클론 항체는 동물을 바꾸거나 시간 차이가 생기면 항체 조합이 약간씩 달라질 수 있어서, 배치(batch)마다 성능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이를 보완하려고 많은 회사들이 대량 생산한 폴리클론을 한번에 비축해 놓고 쓰기도 해요.

 

 

 

제작 난이도와 비용

 

 

폴리클론 항체는 그냥 동물에 항원 주고 피 뽑으면 되니 비교적 쉽고 저렴해요​. 단일클론 항체는 하이브리도마 기술 등 전문적인 배양과정이 필요해서 비용과 시간이 더 들어요​. 요즘은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항체 생산(재조합 항체) 기술도 발전하여 단클론 항체 개발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고 해요.

 

 

 

 

실험 상황에 따라 어느 쪽이 적합할지 판단해야 해요. 예를 들어, 어떤 단백질의 아주 미량을 검출해야 하는 경우라면 신호가 센 폴리클론이 유리할 수 있고, 다중 표지 분석에서 정확한 특이성이 중요할 땐 단클론이 좋겠죠. 또 치료제나 진단 시약으로는 한결같은 성능이 중요하니 대개 단클론 항체가 쓰여요. 반면 새로운 항원을 빠르게 탐지해야 하는 연구 초기 단계에서는 폴리클론 항체로 넓게 인식해보는 전략도 쓰여요. 

 

 

 

 

 

이번 글에서는 단클론과 폴리클론 항체의 차이와 각각의 장단점을 살펴봤어요. 이러한 특성들을 이해하면, 실험 설계 시 어떤 타입의 항체를 사용할지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다음 편에서는 항체를 실제 실험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 특히 웨스턴 블롯, 면역형광(IF), 유세포 분석(FACS) 같은 대표적인 기법에서의 항체 사용에 대해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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