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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 4편 : 항체의 응용 – Western Blot, 면역형광(IF), 유세포 분석(FACS)에서는 어떻게 쓰일까요?

단세포가 되고파🫠 2025. 3. 2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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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현장에서 항체는 다양한 실험 기법에 활용돼요. 그중에서도 웨스턴 블롯(Western Blot), 면역형광(Immunofluorescence, IF), 그리고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 FACS)은 항체를 이용한 대표적인 응용 분야죠.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기법에서 항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그리고 각 기법마다 항체 사용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살펴볼게요. 실험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도 이해하기 쉽게 하나씩 설명해볼게요.

 

 

 

Western blot에서 항체 사용하기

 

웨스턴 블롯은 단백질 혼합물에서 특정 단백질을 검출하는 데 널리 쓰이는 실험기법이에요. 먼저 샘플에 들어있는 단백질들을 겔 전기영동으로 크기별로 분리하고, 그걸 막(memebrane)에 전사(블롯)한 다음, 표적 단백질을 인식하는 1차 항체와 표지된 2차 항체로 검출하는 원리이죠. 항체가 없으면 웨스턴 블롯에서 원하는 단백질을 찾을 수 없을 거예요.

 

 

 

웨스턴 블롯 과정은 이렇게 진행돼요. 분리된 단백질들이 부착된 막을 블로킹(blocking)하여 비특이적 결합을 막은 뒤, 1차 항체를 넣어 표적 단백질과 결합시켜요.

 

 

그 다음 막을 세척해 여분의 1차 항체를 제거하고, 효소나 형광이 붙어있는 2차 항체를 넣어 1차 항체에 결합시켜요​. 가장 흔히 쓰이는 표지는 HRP(Horseradish Peroxidase) 효소인데, HRP가 붙은 2차 항체와 기질(substrate)을 반응시키면 빛이 나거나 색이 나타나거든요​. 이렇게 발생한 신호를 X선 필름이나 디지털 카메라로 찍으면 막 위에 밴드(band) 형태로 검출돼요. 밴드의 위치(분자량)와 세기(신호 강도)를 통해 해당 단백질의 크기와 상대적 양을 분석할 수 있죠​​.

 

 

 

 

위 그림은 웨스턴 블롯의 예시 결과인데요. 여러 샘플의 단백질들을 분리하여 막에 옮긴 후, 표적 단백질에 대한 1차 항체와 HRP 표지 2차 항체로 반응한 뒤 화학발색 기질로 현상한 사진이에요. 각 란에 특정 단백질 밴드(짙은 검은색)가 나타나 있는데, 이는 해당 단백질에 1차 항체가 결합하고 2차 항체-HRP가 붙어 발색된 것이랍니다. 밴드의 유무와 진하기를 통해 샘플들 간의 표적 단백질 발현량을 비교할 수 있어요.

 

 

 

웨스턴 블롯에서는 간접 검출(indirect detection) 방식을 거의 대부분 사용해요​. 즉 위에서 설명한 대로 1차 항체 + 효소표지 2차 항체 조합이 일반적입니다. 직접 검출(1차 항체에 표지 부착)은 번거롭고 신호 증폭 이점이 없어서 드물죠​. 또한 한 번에 하나의 표적 단백질만 보는 게 보통이지만, 서로 다른 두 종의 1차 항체를 써서 두 단백질을 동시에 검출하는 경우도 있어요. 이땐 2차 항체에 서로 다른 색의 형광 표지를 붙여서 형광 웨스턴을 하면 두 가지 색 밴드를 구별할 수 있어요. 다만 일반적으로는 HRP-발광 검출을 많이 쓰기 때문에 한 번에 한 단백질씩 확인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정리하면, Western blot에서는 “분리된 단백질 -> 1차 항체로 표적 결합 -> 2차 항체로 신호화” 과정이 핵심이고, 항체의 특이도와 품질이 곧 결과의 신뢰성과 직결돼요. 원하는 단백질 밴드 외에 군데군데 뜨는 잡밴드(비특이적 결합 신호)가 적을수록 좋은 항체겠죠.

 

 

2024.10.27 - [전공자를 위한 생물학/실험] - 웨스턴 블롯(Western blot)의 원리, 단계, 응용 - 1

 

웨스턴 블롯(Western blot)의 원리, 단계, 응용 - 1

웨스턴 블롯은 세포 내 단백질의 존재 유무를 파악하거나, 존재량을 정량하는데 있어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기본적인 실험방법 중 하나에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웨스턴 블롯에 대한 기본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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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더 자세한 Western blot의 과정이 궁금하다면 위 포스트를 포함한 웨스턴 블롯 포스트 시리즈를 참고해주세요.

 

 

 

면역형광(IF)에서 항체로 세포 염색하기

 

 

면역형광(Immunofluorescence, IF)은 세포나 조직 내의 특정 단백질을 형광현미경으로 시각화하는 기법이에요. 말 그대로 항체를 이용한 형광 염색입니다. 세포나 조직 시료를 유리슬라이드에 고정한 뒤, 1차 항체를 처리하여 표적 단백질에 결합시키고, 이어서 형광염료가 붙은 2차 항체를 결합시켜서 그 위치를 형광 신호로 보는 거죠​. IF 기법은 세포 구조와 단백질의 국소화(localization)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유용해요.

 

 

IF에서도 직접 염색과 간접 염색 두 방식이 있는데, 원리는 웨스턴 블롯 때와 똑같아요​. 직접법은 형광물이 붙은 1차 항체를 사용하는 것이고, 간접법은 비표지 1차 항체 + 형광 2차 항체를 사용하는 것이죠​.

 


. 실제 실험에서는 간접법이 훨씬 흔해요. 왜냐하면 다양한 1차 항체에 공통으로 쓸 수 있는 형광 2차 항체를 준비해두면 편리하고, 신호 증폭 효과도 있어 감도가 높기 때문이에요​. 가령 녹색 형광을 내는 Alexa488 염료가 붙은 항-토끼 2차 항체 하나만 있으면, 토끼에서 만든 여러 1차 항체들에 두루 사용할 수 있죠.

 

 

 

 

 

위 그림은 면역형광 간접법의 개념도에요.

 

왼쪽은 직접 면역형광으로, 형광물질(분홍색)이 붙은 1차 항체가 항원에 결합하여 바로 형광 신호를 내는 방식이에요. 오른쪽은 간접 면역형광으로, 비표지 1차 항체(녹색)가 항원에 결합한 뒤, 형광물질이 붙은 2차 항체(분홍색)가 다시 1차 항체의 Fc에 결합해 신호를 내는 방식이죠​. 일반적으로 간접법이 신호가 더 강하고 유연성이 높아 많이 쓰여요.

 

 

 

실제 IF 실험을 예로 들어볼게요. 세포골격 단백질인 튜불린(tubulin)을 IF로 염색한다고 하면: 먼저 세포를 고정(fixation) 및 투과화 처리하여 항체가 세포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 해요. 그리고 항-튜불린 1차 항체를 넣어 일정 시간 반응시켜 세포의 튜불린과 결합하도록 합니다. 이어서 해당 1차 항체의 숙주에 맞는 형광 2차 항체(예를 들어 1차 항체가 쥐에서 나온 것이면 항-쥐 2차 항체에 녹색 형광표지)로 처리하면, 세포 내 튜불린에 1차+2차 항체가 복합체를 이룬 상태가 돼요. 마지막으로 현미경으로 보면 튜불린의 분포가 녹색빛으로 드러나고, 다른 세포소기관 염색 (예: 핵 염색 DAPI는 파란색)과 비교하면서 세포 구조를 분석할 수 있죠.

 

 

 

IF에서 주의할 점은 시료의 처리 조건에 따라 항원의 인식 여부가 달라진다는 거예요. 세포를 고정하는 방법(알코올 고정 vs 포름알데히드 고정 등)에 따라 단백질의 구조가 변형되기도 하고, 일부 항체는 변성된 단백질만 인식하거나 반대로 생리적 구조만 인식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항체 데이터시트를 보면 "IF: yes" 처럼 사용 가능 여부가 나와 있고, 어떤 고정법에 적합한지도 명시된 경우가 많아요. 실험자는 항체가 IF 검증된 제품인지, 필요한 전처리(항원 회복 등)가 있는지를 미리 확인해야 해요. 

 

 

 

정리하면, 면역형광에서는 세포나 조직 내 위치 정보를 얻기 위해 항체를 사용하며, 형광표지 2차 항체로 간접 검출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여러 색깔의 형광을 조합하면 한 샘플에서 여러 단백질을 동시 관찰(multiplex IF)도 가능하죠.

 

 

 

 

유세포 분석(FACS)에서 항체로 세포 식별하기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 FACS)은 흐르는 세포들을 하나씩 레이저로 분석하여 각 세포의 특징을 파악하는 기술이에요​. 주로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표지 분자를 검사해서 세포의 종류를 구분하거나, 세포 내 단백질 발현량을 정량화하는 데 쓰입니다. 예를 들어 면역세포들을 FACS로 분석하면 T세포, B세포, 단구 등 여러 세포군을 동시에 식별하고 비율을 산출할 수 있어요​​.

 

 

FACS에서 항체는 형광표지된 프로브로 사용돼요​. 특정 세포 표면 단백질(예: T세포의 CD4 분자)을 인식하는 형광표지 1차 항체를 세포 현탁액에 넣어 반응시키면, 해당 항원을 가진 세포는 형광항체가 결합하고, 없는 세포는 결합하지 않겠죠​. 그런 다음 이 세포들을 유세포분석기에 주입하면, 세포들이 하나씩 레이저 앞을 지나가면서 형광 신호의 세기가 측정돼요. 형광 신호가 강하게 나온 세포들은 그 표지 항원이 있다는 뜻이고, 신호가 없는 세포는 표지 단백질이 없는 세포로 분류되죠​. 수만~수백만 개의 세포를 순식간에 개별 분석하여, 표적 단백질 발현 양상을 통계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위 그림은 유세포 분석(흐름세포계측)의 원리를 나타내 보여주고 있어요.

 

세포 현탁액(주황/청록 점들)이 가는 관을 통해 1열로 흐르고, 레이저 광원에 하나씩 노출돼요. 세포에 붙은 형광표지 항체는 레이저에 의해 빛을 내고(주황 화살표), 그 형광 신호가 검출되죠. 또한 세포 자체에 의한 전방산란 및 측면산란 광신호도 검출돼서(녹색 화살표), 세포 크기와 복잡도 등의 정보도 동시에 얻을 수 있어요. 이렇게 한 세포씩 형광 및 산란 신호를 기록하여, 전체 세포 집단의 분포를 부넉하게 돼요

 

 

 

FACS에서는 여러 색의 형광을 동시 사용해 다중 표지 분석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한 번에 3가지 표면항원을 보기 위해 세 가지 서로 다른 형광을 붙인 항체들을 혼합하여 세포에 반응시키기도 합니다. 각 형광은 레이저의 다른 채널에서 검출되므로, 세포마다 3개 항원의 발현 여부를 동시에 알 수 있죠. 이렇게 멀티플렉스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FACS의 큰 장점이에요. 다만 이를 위해서는 서로 간섭하지 않는 형광염료 선택과 보상(compensation) 등의 약간 복잡한 광학 조정이 필요하지만, 기본 개념 자체는 여러 항체를 색깔별로 이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돼요.

 

 

FACS 실험 시 항체 선택의 핵심은 형광 직결합된 항체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거예요. 앞서 IF에서는 2차 항체를 많이 쓴다고 했지만, FACS의 경우 2차 항체를 쓸 수도 있지만 잘 안 쓰이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여러 표지색을 동시에 쓰는데 2차 항체까지 쓰면 조합이 복잡해지고 비특이적 결합 가능성도 증가하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형광이 붙은 1차 항체(= 직접염색법)를 이용해 원하는 표지항원들을 마킹해요​. 실험 준비 단계에서 원하는 표적마다 적절한 형광이 결합된 항체(예: FITC-anti-CD4, PE-anti-CD8 등)를 구매해서 혼합 사용하는 식이죠.

 

 

 

유세포 분석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보통 도트 플롯(dot plot)이나 히스토그램으로 시각화돼요. 예컨대 형광 세기별로 세포 숫자를 나타낸 히스토그램을 보면, 양성 세포와 음성 세포의 피크가 구분되어 해당 항원의 발현비율을 알 수 있습니다. 혹은 두 항원의 형광을 X축/Y축으로 둔 도트플롯에서, 양쪽 다 발현, 하나만 발현, 둘 다 미발현인 세포군이 각각 점구름으로 나타나기도 해요. 이것까지 들어가면 통계 해석 이야기라 복잡해지니, 요점만 정리하면: FACS에서는 형광표지 항체를 이용해 각 세포의 특정 분자 발현을 계량화하고, 다양한 세포군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2024.10.27 - [전공자를 위한 생물학/실험] -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의 원리, 단계, 응용 - 1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의 원리, 단계, 응용 - 1

이번 시리즈에서는 생명과학 실험기법 중 가장 유명한 기법 중 하나인 유세포 분석(flow cytometry)의 기본적인 원리, 단계, 그리고 응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cytometry, 즉 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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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더 자세한 유세포 분석의 과정이 궁금하다면 위 포스트를 포함한 유세포 분석 포스트 시리즈를 참고해주세요.

 

 

 

웨스턴 블롯, 면역형광, FACS 세 가지 경우를 살펴봤는데요. 세 모두 항체의 항원-특이적 인식능력을 활용하지만, 활용 방식은 제각각임을 알 수 있었죠? 웨스턴 블롯은 단백질 혼합물에서 특정 단백질을 찾아내는 기법, IF는 세포 내에서 단백질의 위치를 형광으로 보는 기법, FACS는 개별 세포 단위로 표지 분자의 발현을 측정하는 기법이에요. 이외에도 ELISA, 면역침강(IP), 면역조직화학(IHC) 등 항체를 쓰는 실험은 매우 다양하지만, 기본 원리는 비슷해요.

 

 

 이제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실험에 쓰이는 항체를 우리가 직접 고르고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들, 즉 좋은 항체를 선택하는 요령에 대해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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