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자를 위한 생물학/대학원생을 위한 필수 생물학 개념들

[형광단백질] 3편 : 형광단백질 개발의 역사

단세포가 되고파🫠 2025. 4. 6.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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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 아래에서 반짝이는 세포 이미지를 보면, 마치 과학이 예술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 중심에는 바로 형광 단백질(fluorescent proteins)이 있어요. 지금은 생물학 실험의 필수 도구가 된 형광 단백질, 처음엔 정말 우연하게 발견되었고, 이후로 수많은 연구자들의 노력 덕분에 지금처럼 다양하고 강력한 도구로 발전하게 되었어요. 오늘은 이 형광 단백질의 발견 및 개발에 대한 역사를 알려드릴게요.



Aequorea victoria와 GFP의 발견

 

 


1960년대 초, 미국 워싱턴 대학교의 생물학자였던 Osamu Shimomura 박사는 태평양 연안에서 서식하는 Aequorea victoria라는 해파리를 연구하고 있었어요. 이 해파리는 물속에서 빛을 내는 생물광현상을 보여주는 독특한 생물이었죠.



Shimomura 박사는 해파리에서 추출한 단백질 중 빛을 내는 루시페레이스(coelenterazine) 외에도 녹색 형광을 내는 또 다른 단백질이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 이 단백질이 바로 GFP(Green Fluorescent Protein)였죠. 이 GFP는 파란색 빛을 받아서 초록빛으로 내보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 발견은 당시에는 그다지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생물학 실험에 도입되면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게 돼요.

 


유전자 클로닝과 함께 대중화된 GFP

 


1992년, Douglas Prasher 박사가 GFP 유전자를 클로닝하고, 이후 Martin Chalfie 박사와 Roger Tsien 박사가 이를 세포에 도입해 유전자 발현을 형광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어요. 그야말로 세포 안에서 실시간으로 단백질을 ‘보는’ 시대가 열린 거죠.

 

 

 



이후 Tsien 박사는 GFP의 구조를 분석하고 다양한 돌연변이를 통해 색깔, 밝기, 안정성 등을 조절해 수많은 형광 단백질들을 개발했어요. 그 결과, 파란색(BFP), 청록색(CFP), 노란색(YFP), 빨간색(RFP) 등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을 지닌 형광 단백질이 생겨났고, 복잡한 생물학 현상을 동시에 추적하는 것도 가능해졌죠.

 


이 세 명의 과학자는 GFP 연구의 공로로 2008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하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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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을 넘어서 - 형광 단백질의 다채로운 진화

 


초기 GFP는 세포 내에서 잘 접히지 않거나 느리게 성숙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그래서 다양한 유전자 변형을 통해 더 빠르게 성숙하고, 더 밝고, 더 안정적인 변형체들이 만들어졌죠.

예를 들어

 


EGFP (Enhanced GFP): 밝기와 안정성을 개선한 변형체

mCherry: 빨간 형광 단백질 중 가장 널리 쓰이는 단량체

mTurquoise2: FRET 실험에 최적화된 청록색 형광 단백질

mScarlet: 고광도·고안정성의 최신 빨간 형광 단백질

 

 

 

등이 대표적인 변형체에요

 


또한 해파리 외에도 산호에서 유래한 형광 단백질(RFP 계열)도 많이 개발됐어요. 다양한 유전자 편집 기술과 맞물려, 지금은 거의 모든 생물 종에서 형광 단백질을 활용한 연구가 가능해졌어요.

 

 


형광 단백질은 어떻게 쓰이나요?

 

 


형광 단백질은 단순히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한' 도구가 아니에요. 다음과 같은 실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요:

 


단백질의 위치 추적

세포 내에서 단백질이 어디에 분포하는지 확인할 수 있어요.

세포 이동/분열 관찰

살아 있는 세포에서 실시간으로 과정을 관찰할 수 있어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FRET)

두 단백질이 가까이 있는지를 형광의 변화로 파악할 수 있어요.

리포터 유전자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추적할 수 있어요.

 


형광 단백질은 생명과학을 완전히 바꿔놓은 도구예요. 처음엔 해파리 속의 신기한 단백질이었지만, 지금은 생체 내 현상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과학의 눈이 되었죠.

 


실험실에서 형광 현미경을 통해 반짝이는 세포를 보면, 이 단백질이 거쳐온 과학의 여정이 새삼 놀랍게 느껴져요. 앞으로도 더 밝고, 더 빠르고, 더 다양한 형광 단백질이 등장하면서, 생명과학의 탐험 범위는 계속 넓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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