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 맛보기/음식의 생물학

[MSG] 1편 : MSG와 감칠맛 – 그 비밀은 글루탐산

단세포가 되고파🫠 2025. 3. 3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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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음식에서 단맛, 짠맛, 신맛, 쓴맛의 네 가지 기본 맛을 오래도록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에 '다섯 번째 맛', 바로 감칠맛(Umami)이라는 맛이 더해졌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감칠맛은 쉽게 말하면 고기 국물 같은 깊고 진한 맛이에요. 우리가 국이나 찌개를 먹을 때 느끼는 구수하고 풍부한 맛, 혹은 치즈나 토마토소스에서 나는 은은한 감칠맛이 바로 그것이죠. 

 

 

 

 

이 감칠맛을 과학적으로 처음 밝혀낸 사람은 1908년 일본의 화학자 이케다 기쿠나에(Kikunae Ikeda) 박사였어요. 그는 다시마 국물의 맛을 분석하다가 글루탐산(Glutamic acid)이라는 아미노산이 주된 감칠맛 성분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그 후, 이 글루탐산에 나트륨(Na+)을 결합시켜 보다 안정적이고 사용하기 편한 형태로 만든 것이 바로 오늘날의 MSG(Monosodium Glutamate, 글루탐산나트륨)입니다. 쉽게 말해, 글루탐산은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중 하나고, MSG는 그 아미노산에 소금을 붙여 만든 조미료예요. 이 조미료는 일본에서 ‘아지노모토(味の素)’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되었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어요.

 



MSG를 음식에 넣으면, 음식의 본래 맛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어요. MSG는 스스로가 특별한 ‘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맛의 깊이를 더해주는 증폭기 역할을 해요. 특히 고기, 채소, 해물 등 본연의 재료들이 가진 풍미를 더욱 선명하게 살려줘요. 이는 혀에 존재하는 감칠맛 수용체(T1R1 + T1R3)가 글루탐산 이온을 감지하면서 일어나는 생리학적 반응 덕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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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MSG의 감칠맛은 다른 성분과 함께 사용할 때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이노신산(inosinate)이나 구아닐산(guanylate) 같은 성분과 함께 사용하면 감칠맛이 5배 이상 증폭되기도 해요. 그래서 고기와 표고버섯, 다시마를 함께 넣고 끓이면 국물이 유난히 진하고 맛있게 느껴지는 거죠.

 



또한 MSG는 단지 인공 조미료만이 아니라, 사실 우리 식탁 위 전통적인 재료들에도 자연스럽게 들어있는 성분이에요. 토마토, 치즈, 멸치, 표고버섯, 미역 등에는 자연 글루탐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굳이 MSG를 넣지 않아도 감칠맛이 나는 거예요. 우리는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이런 식재료를 통해 글루탐산을 섭취해 왔던 것이죠.

 

 

 


즉, MSG는 자연에 존재하는 성분을 정제해 얻은 조미료일 뿐, 무언가 특별하거나 인공적으로 위험한 물질이 아니에요. 정제된 설탕이나 소금이 천연 상태에서 추출된 것과 비슷한 개념이죠.

 


여기서 잠깐! 그렇다면 MSG는 이렇게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고, 실제로도 자연에서 발견되는 물질인데… 왜 어떤 사람들은 MSG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걸까요? 

 

 

 

다음 편에서는 MSG를 둘러싼 오해, 특히 ‘중국 음식 증후군’이라는 논란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리고 과학적으로 어떤 해명이 이루어졌는지를 자세히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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