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CRISPR를 이용해 C를 T로 바꾸는 CBE 기술을 소개해드렸어요.
이번에는 또 다른 염기 교정 도구인 ABE, 즉 Adenine Base Editor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ABE는 CBE보다 개발은 조금 늦었지만, 지금은 유전자 교정 기술의 중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ABE는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나요?
ABE는 DNA의 A(아데닌)을 G(구아닌)으로 바꾸는 기술이에요. 다시 말해, A-T 염기쌍을 G-C 염기쌍으로 바꾸는 거예요.
작동 방식은 다음과 같아요. 먼저 Cas9 nickase가 타겟 위치의 DNA 이중가닥 중 하나만 살짝 절단하고, 그 옆에 연결된 adenine deaminase라는 효소가 아데닌을 이노신(I)으로 바꿔요.
그런데 이 이노신은 세포의 복제 기계에서 구아닌(G)처럼 인식되기 때문에, 다음에 DNA가 복제되면 A가 G로 바뀐 상태로 고정되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DNA를 자르지 않고도 원하는 염기 하나만 바꿀 수 있어요. 그래서 ABE는 안전성과 정확성 면에서 큰 장점을 갖고 있죠.
ABE는 어떤 점이 특별할까요?
ABE는 기존의 CRISPR-Cas9과 다르게 DNA를 자르지 않아요. 그래서 DNA 이중가닥 절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세포 손상이나 예기치 않은 돌연변이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어요.
게다가 특정 위치에 존재하는 A 하나만 바꾸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정밀한 유전자 교정이 필요한 연구나 치료에 특히 유용하게 사용돼요.
다만, ABE도 작동 가능한 위치가 제한돼 있어요. ABE가 인식할 수 있는 A는 가이드 RNA가 안내하는 서열 중 일정한 범위, 흔히 “에디팅 윈도우”라고 부르는 지점에 위치해야 해요. 일반적으로는 PAM 서열에서 약 4~8번째 염기 사이에 있는 A가 가장 잘 바뀌어요. 이 범위 안에 원하는 A가 있어야 교정이 가능하다는 점, 참고하셔야 해요.
CBE와 ABE, 어떤 점이 다를까요?
두 기술은 공통적으로 DNA를 절단하지 않고 염기만 바꿔요. 하지만 바꿀 수 있는 염기의 종류가 달라요.
CBE는 C를 T로 바꾸고, ABE는 A를 G로 바꿔요.
그래서 어떤 돌연변이를 만들거나 교정하고 싶은지에 따라, 사용하는 에디터가 달라지게 되는 거예요.
또한 CBE는 ‘사이토신 디아미나제’라는 효소를 사용하는 반면, ABE는 ‘아데닌 디아미나제’ 계열의 효소를 사용해요.
결과적으로 ABE는 CBE보다 off-target 효과가 적은 편이라는 평가도 있어요. 하지만 두 기술 모두 염기 교정 창 안에 여러 개의 타겟 염기가 있을 경우, 원하지 않는 염기까지 같이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이 중요하고, 실험 후 분석도 꼼꼼히 해야 해요.
어디에 활용될 수 있나요?
이러한 염기 교정 기술은 단순한 실험 도구를 넘어서 유전질환 치료, 질병 모델링, 생물 시스템 개량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단 하나의 염기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유전질환이 꽤 많아요. 대표적으로 낫모양 적혈구 빈혈 같은 질환은 ABE를 활용해 해당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교정하는 방식으로 치료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어요.
또한 생쥐나 제브라피시 같은 모델 생물에서 특정 돌연변이를 정확히 재현하고자 할 때도 ABE는 아주 유용한 도구예요.
심지어 작물이나 미생물 개량에도 적용할 수 있어서, 농업과 바이오산업 분야에서도 점점 활용이 넓어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조심할 점은?
ABE는 굉장히 정밀하고 유용한 기술이지만, 한계도 있어요.
우선 바꿀 수 있는 염기의 종류가 A에서 G로의 변환에만 제한된다는 점이에요. 그 외의 변환은 기존 CRISPR-Cas9이나 새로운 기술인 프라임 에디팅(Prime Editing) 같은 방법을 써야 해요.
또한 특정 위치의 A를 정확히 겨냥하려면 가이드 RNA를 아주 신중하게 설계해야 하고, 편집 결과를 NGS 같은 방법으로 검증하는 것도 중요해요.
그리고 아무리 DNA를 자르지 않는다 해도, 세포 속에서 비정상적인 효소 작용이 일어나면 의도하지 않은 염기 변화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연구나 치료에서 안전성 평가와 off-target 분석이 필수이죠.
ABE는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의 정밀도와 안정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도구예요. DNA를 자르지 않고, 원하는 염기 하나만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의 유전 질환 치료를 실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기술로 각광받고 있어요.
앞으로는 CBE, ABE뿐만 아니라 프라임 에디팅, RNA 편집 기술, CRISPR-Cas 변형 시스템까지 다양한 편집 도구들이 등장하면서 유전학과 생명공학의 지평이 더 넓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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