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 처음 들어가면, 장비 다루는 법도 낯설고 실험도 어렵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연구노트 작성에 당황하곤 해요.
사실 연구노트는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도구 중 하나예요.
이번 글에서는 처음 연구노트를 쓸 때 꼭 알아야 할 기본 원칙들을 정리해봤어요.
처음 쓸때 요긴한 팁
1) 처음 10페이지 정도는 목차(TOC)로 비워두기
실험이 쌓이다 보면, 나중에 필요한 내용을 빨리 찾는 데 큰 도움이 되거든요. 특히 사수나 PI가 어떤 실험을 찾아보려고 할 때 목차가 있으면 정말 감사해하시더라고요.
2) 자주 보는 부분은 포스트잇으로 표시하기
자주 참고하는 용액 조성, 실험 조건 같은 건 포스트잇을 활용해서 구분하면 좋아요.
3) 항상 펜으로만 쓰기
번지는 젤펜은 피하고, 샤프는 비추천이에요. 연필도 안 돼요. 기록은 영구적으로 남아야 하니까요.
4) 가능한 한 바로 적기
노트는 가능한 한 실험 중에 바로 적는 게 가장 좋아요.
현장에서 적기 어렵다면, 최소한 실험이 끝난 직후에라도 꼭 정리하고 집에 가는 습관을 들여야 해요. 조금 덜 실험하더라도, 제대로 기록해두는 게 나중에 훨씬 더 큰 도움이 되거든요.
제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인데요, “기억은 믿을 게 못 돼요... 무조건 적어둬야해요..”
5) 날짜 기록하기
날짜도 반드시 기록해야 해요.
9월 1일에 실험을 시작하고 2일에 이어서 했다면, 두 날짜 모두 적어두는 게 기본이에요. 그리고 만든 용액이나 저장한 시료에도 날짜와 페이지 번호를 같이 적어두면, 나중에 어떤 실험과 연결되는지 금방 알 수 있어요.
그 밖에도, 혹시 계산을 따로 해야 한다면, 종이나 휴지에 하는 것보다 노트 안에 전용 섹션을 만들어서 계산 기록도 남기는 게 좋아요. 실험이 실패했을 때, 원인을 계산 실수에서 찾는 경우도 있고요. 또, 같은 용액을 다시 만들어야 할 때 이전 계산을 보면 시간을 훨씬 절약할 수 있죠.
연구노트를 쓸 때 가장 많은 고민 중 하나는, 실수나 실패도 적어야 하느냐는 거예요.
대답은, “반드시”예요.
많은 학생들이 처음에는 실수한 부분을 지우거나 다시 써서 덮으려고 해요. 그런데 사실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확성과 정직함이에요.
실수한 사실을 그대로 기록하면, 사수가 도와줄 수도 있고, 나중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돼요.오히려 실패나 이상현상이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연구노트는 연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문서예요.
한 줄 한 줄이 쌓여서 내 실험을 구성하는 퍼즐이 되고, 그 기록이 없으면 실험의 가치는 반 이상 줄어들 수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건 프로토콜 관리예요.
연구노트 안에 프로토콜을 전부 정리해도 되지만, 저는 3공 바인더에 따로 보관하는 걸 추천해요. 클리어 파일에 넣어두면 실험대에 걸어두고 보기도 좋고, 노트와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돼서 실수가 줄어들어요.
프로토콜 옆에 선배들이 알려준 팁이나 주의사항을 메모해두면 나만의 참고자료가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연구노트 안에는 논문 프린트, 계산 메모, 포스트잇 같은 잡다한 것들도 들어오게 되는데요,
이런 것들은 바인더에 따로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훨씬 깔끔하고 유용해요.
조금 놀라운 사실이지만, 우리가 쓰는 연구노트는 사실 내 소유가 아니에요.
PI(Principal Investigator) 혹은 소속 학교의 소유예요. 그래서 대부분의 연구실에서는 노트를 연구실 밖으로 가져가지 않도록 하는게 좋죠.혹시 연구실에 없을 때도, 사수 혹은 PI가 노트를 확인하고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마지막으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건 백업이에요.
학기가 끝날 때쯤, 사진으로 찍거나 스캔해서 PDF로 저장해두세요. 클라우드에 올려두면 분실 걱정도 줄고요.
제일 좋은건 사수 혹은 PI에게 어떤 백업 방식이 좋은지 물어보는거죠!
이번 포스트에서는 연구노트 작성을 위해 알아야할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해 알아봤어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연구노트 작성에 있어 최근 많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전자연구노트 작성과 관련해서 다루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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