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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닥] 6편 : 발표를 통해 나를 알리기

단세포가 되고파🫠 2025. 4. 1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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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닥을 하면서 가장 흔히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거예요.

 


“아직 발표할 만큼 데이터가 없어요.”
“다음에 좀 더 정리해서 보여드릴게요.”

 


하지만 여기엔 오해가 숨어 있어요. 발표는 완성된 논문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라, 진행 중인 연구를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이에요. 오히려 ‘완벽한 발표’가 아니라 ‘진행 중인 이야기’가 더 풍부한 대화를 이끌어내기도 해요.



발표를 자주 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사람들은 발표를 통해 당신을 기억하게 되니까요.

 


당신이 포스터 앞에서 설명하던 모습, 세미나에서 질문에 답하던 태도, 연구의 흐름을 이야기하던 그 스토리. 그 모든 것이 향후 추천서, 공동연구, 심지어 채용 평가로 이어질 수 있어요.

 


실제로 많은 포스트닥들이 PI 지원 시, 추천서를 쓴 사람 외에 발표를 봤던 교수에게 ‘비공식적인 의견’을 물어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돼요. 그러니 연구실 안에서조차 ‘존재감 없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발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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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좋은 발표를 만들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우선, 슬라이드는 단순히 데이터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전해야 해요. 이 연구가 왜 중요한지, 어떤 흐름으로 질문을 설정했는지, 어떤 점에서 새롭고 흥미로운지를 중심으로 구성을 짜보세요.

 


데이터가 많지 않다면, 그 빈 자리를 ‘어떤 질문을 향해 가고 있는지’로 채우면 돼요.

 


“현재 이런 실험까지 완료했고, 다음 단계는 이 방향입니다”라고 말해보세요.

 


그 자체로도 충분히 발표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질문받는 연습은 필수예요.

 

 


처음엔 당황하고, 솔직히 기분 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예상 질문에 대한 대응력도 늘고, 실험 설계도 더 단단해져요.
발표를 거듭할수록 슬라이드 구성도 더 깔끔해지고, 흐름도 자연스러워지죠.

 


또 하나, 발표는 네트워킹의 절호의 기회이기도 해요.

 


세미나 후 “발표 잘 들었습니다. 혹시 이 항체 어디서 얻으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같은 짧은 대화는, 협업의 시작이 되기도 하죠. 발표를 통해 본인을 드러내면, 상대도 당신을 더 쉽게 기억하고 다가올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같은 데이터를 보여줄 때에도 청중에 따라 슬라이드를 바꾸는 센스가 필요해요. 랩미팅에서는 실험 디테일 중심, 학과 세미나에서는 개요 중심, 학회에서는 주제와 임팩트 중심으로 다르게 조정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연구자는 혼자 일하지 않아요.

 


당신의 연구가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누군가에게 잘 보여져야 하고, 이해되어야 하고, 기억되어야 해요.
그 모든 첫걸음은 ‘발표’에서 시작되죠. 부담스러워 말고, 무대로 올라서세요.

 

 


당신의 연구는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영감이 될 수 있어요.

 

 

 

다음 글에서는 '학회에서의 네트워킹과 피칭'에 대해 이야기해드릴게요. 큰 학회, 작은 미팅 모두에서 나를 알리는 실전 팁들을 준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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