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자를 위한 생물학/세포생물학

[세포생물학] 5.3 : transmembrane transport 3 - ER 수송 (ER transport)

단세포가 되고파 2022. 9. 17.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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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에서는 미토콘드리아로의 수송, 엽록체로의 수송에 이어서 ER(endoplasmic reticulum), 혹은 소포체라 불리는 기관으로 단백질이 수송되는 기작에 대해 알아볼게요. ER로의 수송 또한 막성 소기관으로 단백질이 수송되는 것이기 때문에 transmembrane transport로 볼 수 있어요.



ER(endoplasmic reticulum)은 위 그림과 같이 생겼어요.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ER은 핵막과 일부 이어져 있는 형태이며, 그렇기에 같은 내부공간을 공유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참고로 ER의 내부공간을 ER lumen이라고 불러줘요.


ER로 수송되는 단백질은 세포막 단백질이거나, 혹은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단백질이에요. 다시말해 세포막 단백질, 혹은 세포 밖으로 분비되어야 할 단백질들은 거의 모두 ER로 이동해야 해요.


그렇기에 이런 단백질들은, ER로 가게끔 하는 특수한 signal sequence를 가져요. (앞서 엽록체, 미토콘드리아로의 수송에서 signal sequence가 중요했던 것처럼, ER로의 수송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해요)




그런데 흥미롭게도, ER로의 단백질 수송과정은 미토콘드리아, 엽록체로의 단백질 수송과정에 비해 형태가 다양해요.



미토콘드리아, 엽록체로의 단백질 수송이 대부분의 경우 위 그림 B와 같이 리보솜에 의해 번역(translation)이 완전히 다 일어난 이후에 단백질이 수송되는, post-translational translocation 기작이었다면, ER로의 단백질 수송에는 B와 같은 방식 뿐만 아니라 A와 같이 리보솜에 의한 번역과 ER로의 수송이 동시에 일어나는 co-translational translocation도 사용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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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ER로 가게끔 지시해주는 signal sequence가 있다고 했었어요. 그렇다면 이 서열을 인식하는 단백질은 누구일까요.


그 단백질이 바로 SRP(signal-recognition particle)에요.



SRP는 위 그림처럼 생겼어요. 보면 SRP는 단백질 뿐만 아니라 RNA로도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SRP 내부에는 signal sequence와 결합할 수 있는 특별한 binding pocket(결합 주머니)이 있고, 전체적으로 굽은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에요.


위 그림은 SRP에 의해 일어나는 인식 과정을 나타내주고 있어요. 보면 우선 리보솜(ribosome)이 단백질을 합성하는 도중에, 합성되어 나오는 단백질의 끝부분에 ER signal sequence가 나올시 이 부분을 인식하고 SRP가 결합하게 돼요.

이 때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SRP의 모양이에요. 보면, ER signal sequence와 결합하기 전에는 SRP가 1자 모양이에요. 그런데 signal sequence와 결합하게 되면 SRP의 모양이 비로소 앞서 봤던 것처럼 굽어지게 돼요. 그런데 이런 굽은 형태의 SRP는 리보솜에 작용해서 리보솜에 의한 단백질 합성을 중단하게끔 해요.

(참고로 어떤 단백질의 경우 단백질 합성의 이런 일시적인 중단이 아주 중요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hydrolase, 즉 가수분해효소를 합성하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세포질에서 합성이 완전히 다 되어버릴 시에 온갖 물질들을 다 가수분해시켜버려서 매우 위험할 수 있어요. 이런 단백질의 경우에는 SRP에 의한 이런 일시적인 합성 중단이 필수적이겠죠?)


한편 위 그림 아래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ER의 막에는 SRP와 결합할 수 있는 SRP 수용체(SRP receptor)가 존재하고 있어요. 이 receptor에 SRP가 인식되어 오게 되면 결과적으로 단백질의 합성이 다시 시작되고, 합성된 단백질이 ER 내부로 수송되는 일이 일어나요.

그 과정이 위 그림에 보다 더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요. 하나하나 살펴보죠.



1) 앞서 설명한 기작에 의해서 SRP가 특정 signal sequence에 결합하고, 그 결과 ribosome에 의한 번역이 억제됨.


2) 이후 ER 막에 있는 SRP receptor에 SRP가 결합한 뒤에, SRP는 SRP receptor와 함께 리보솜으로부터 떨어져나와 방출되고, 그 결과 아까 억제되고 있었던 ribosome에 의한 번역이 다시 재시작됨.


3) 이후 리보솜에 의해 합성된 단백질이 ER 막에 있는 단백질 이동에 관여하는 단백질(protein translocator)인 Sec61(특히 진핵생물의 경우 Sec61 4개가 결합하여 protein translocator를 형성해요)을 통해서 ER 안으로 들어가게 됨.


4) 위 그림 맨 오른쪽과 같이, signal sequence는 Sec61에 결합해 있고, 나머지는 ER 안쪽 공간(ER lumen)으로 들어간 상태에서 signal peptidase라는 효소에 의해서 signal sequence(그림상에서 빨간색)가 끊어지게 되면서 ER 내부로 단백질이 완전히 들어가버리게 되면, ER로의 수송은 끝남.




이 때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SRP는 SRP receptor와 결합된 채로 리보솜으로부터 분리되어서 다시 재사용된다는걸 알 수 있어요. 그렇기에 이 전체 과정을 SRP cycle이라고 불러요.




방금까지 살펴본 기작은 단백질이 co-translational translocation에 의해서 ER로 수송되는 방식이었어요.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한것처럼 몇몇 단백질들은 post-translational translocation에 의해서도 ER로 수송될 수 있어요.


이와 관련된 기작들을 나타내주는 그림이 위와 같아요.


우선 세균(bacteria)에서 일어나는 post-translational translocation인 (C) 상황에 대해서 살펴볼게요. 보면 SecA ATPase가 ATP를 소모해가며 이미 합성이 완료된 단백질을 쏙쏙 밀어넣는 방식으로 단백질이 수송될 수 있어요. (다만 이 기작은 ER에서 일어나는 수송 기작은 아닌데요. 그도 그럴 것이 세균은 세포내 소기관이 없기 때문에 ER 또한 가지고 있지 않을거에요)

다음으로 진핵생물의 ER 막에서 일어나는 post-translational translocation인 (B) 상황에 대해서 살펴볼게요. 이 경우에는 앞서 등장했었던 Sec61 단백질과 함께, 여러 보조 단백질들이 같이 작용하게 되고, 더불어서 ER 안쪽 공간에 있는 BiP 같은 단백질이 수송되는 단백질에 부착되게 돼요. 그 결과 이미 번역이 완료된 단백질이 ER 안쪽 공간으로 수송될 수 있게 되는거죠.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세포 외부로 분비되어야 하는 단백질은 당연히 ER 내부로 완전히 들어가야 하지만, 세포막으로 가야 할 단백질, 그 중에서도 막을 관통하는 형태의 단백질들은 ER 내부로 완전히 들어가기보다는, 중간에 막에 박힌 채로 존재해야해요.


위 그림에는 막을 한번 관통하는 단백질이 어떤 식으로 막에 박히게 되는지가 묘사되어 있어요. 보면 빨간색으로 표시된 start-transfer sequence(앞서 살펴봤던 ER signal sequence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단백질의 중간에 주황색으로 표시된, stop-transfer sequence라는 부분이 존재해요. 이 녀석의 이름이 stop(멈춤)-transfer(이동)이므로, 말 그대로 단백질이 translocator를 통해 ER 막을 통과하다가, 이 서열이 막 부분에 위치하게 되면 통과가 중단되는거죠.

(사실 stop-transfer sequence는 hydrophobic, 즉 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막과 매우 친화성이 높아서 막에 그대로 박힌 채로 존재하게 돼요)


실제로 위 그림과 같이 start-transfer sequence가 끝부분에 존재하는 경우에는, 앞서 signal sequence가 잘려나가는 것과 동일한 과정에 의해서 이 sequence가 잘려나가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위 그림 오른쪽과 같이 막을 한번 관통하는 single pass protein이 만들어져요.


한편, 굳이 stop-transfer sequence가 아니더라도, 위 그림과 같이 start-tranfer sequence가 단백질 가운데에 삽입되어 있는 경우에도 앞서와 마찬가지로 single pass protein이 만들어질 수 있어요. 이 때, 삽입되는 방향의 경우 위 그림 A, B에 나타난 것처럼 2가지가 가능한데, 단백질의 N 말단이 세포질 쪽을 향하는 방향, 그리고 N 말단이 ER 내부를 향하는 방향이 각각 그것이에요.


더 나아가서, 위 그림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단백질 서열 중간에 start/stop transfer sequence가 여러개 존재하는 경우에는 중간에 있는 sequence의 갯수만큼 막을 관통하게 되는거죠. (대신 만약 앞서 본 것처럼 N 말단 끝부분에 start transfer sequence가 있는 경우에는 이 부분이 잘려나가버리므로 막 관통 횟수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거에요)


실제로 위 그림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중간에 있는 start/stop transfer sequence의 갯수에 따라 여러번 막을 관통하는 단백질이 형성될 수 있어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ER로의 단백질 수송 과정에 대해 알아봤어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ER 내부에서 일어나는 단백질의 당화(glycosylation)에 대해, 그리고 ER 내에서 잘못 접힌 단백질이 유발할 수 있는 반응인 UPR(unfolded protein response)에 대해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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