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도 파동성을 가진다는 드브로이의 생각은 원자 모형을 크게 바꾸어 놓았어요. 전자를 더 이상 핵 주변을 도는 작은 구슬처럼만 볼 수 없게 되었고, 전자의 상태를 파동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동했죠.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하나예요.
전자라는 파동을 어떻게 수학적으로 표현할 것인가예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슈뢰딩거 방정식이에요. 슈뢰딩거 방정식은 전자의 운동을 파동함수로 나타내고, 그 파동함수가 어떤 에너지 상태를 가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식이에요. 일반화학에서는 이 식을 깊게 유도하기보다, 왜 이 식이 필요한지, 식의 각 항이 어떤 물리적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전자의 파동성을 식으로 표현하기
드브로이는 전자가 파동성을 가진다고 보았고, 그 파장은 다음 식으로 표현했어요.

여기서 λ는 전자의 파장, h는 플랑크 상수, p는 운동량이에요. 운동량은 p = mv로 쓸 수 있으므로, 질량이 작고 운동량이 작은 입자일수록 파동성이 더 잘 드러나요.
전자가 파동이라면, 전자의 상태는 파동의 모양을 나타내는 함수로 표현할 수 있어요. 이 함수를 파동함수라고 하고 보통 ψ로 나타내요. 1차원에서 위치 x에 따른 파동함수는 ψ(x)처럼 쓸 수 있죠.
가장 기본적인 파동의 모양은 사인 함수나 코사인 함수로 표현할 수 있어요.
ψ(x) = A sin kx
또는
ψ(x) = B cos kx
여기서 A와 B는 파동의 크기, 즉 진폭과 관련된 상수예요. k는 파수라고 부르는데, 파장이 얼마나 짧은지를 나타내는 값이에요. k와 파장 λ 사이에는 다음 관계가 있어요.
λ = 2π/k
따라서 k = 2π/λ로 쓸 수 있어요. 이 관계를 이용하면 파동함수를 다음처럼 표현할 수 있어요.

이 식은 전자의 파동이 위치 x에 따라 사인 함수 형태로 변한다는 뜻이에요. 파장 λ가 짧으면 더 촘촘하게 진동하고, 파장 λ가 길면 더 완만하게 진동해요.
파동함수를 두 번 미분하면 무엇이 나올까?
슈뢰딩거 방정식으로 넘어가기 전에 파동함수의 미분을 생각해야 해요. 파동함수가

라고 해볼게요.
이 식을 x에 대해 한 번 미분하면

가 돼요. 사인 함수가 코사인 함수로 바뀌고, 안쪽의 2π/λ가 계수로 나오는 거예요.
다시 한 번 미분하면

가 돼요. 이 때 A sin(2πx/λ)는 원래 ψ(x)이므로,

로 다시 쓸 수 있어요.
여기서 드브로이 식 λ = h/p를 사용해 볼게요. λ = h/p이므로 1/λ = p/h예요. 따라서
(2π/λ)² = (2πp/h)² = 4π²p²/h²
가 돼요. 그러면 위 식은 다음처럼 바뀌어요.

이 식은 아주 중요해요. 파동함수를 두 번 미분한 결과가 운동량 p²와 연결되기 때문이에요. 전자의 파동함수와 전자의 운동에너지를 연결할 수 있는 길이 여기서 생겨요.
운동에너지와 파동함수의 연결
고전역학에서 입자의 운동에너지는 다음과 같아요.
Eₖ = p²/2m = mv²/2
여기서 p는 운동량, m은 입자의 질량이에요. 앞에서 얻은 식

를 p²에 대해 정리하면, p²가 파동함수의 두 번째 미분과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 관계를 이용하면 운동에너지 항을 파동함수에 작용하는 미분 연산자로 표현할 수 있어요.
실제로 해당 식의 양변에

를 곱해주면,

이 되죠. 이 때 Eₖ = mv²/2의 관계식을 식 정리과정에서 이용했어요.
이 식의 왼쪽은 파동함수의 두 번째 미분에 어떤 상수를 곱한 형태예요. 오른쪽은 운동에너지에 파동함수를 곱한 형태죠.
즉 전자의 운동에너지는 파동함수의 곡률, 다시 말해 파동함수가 얼마나 휘어져 있는지와 관련돼요. 파동함수가 빠르게 진동하면 두 번째 미분값이 커지고, 이는 운동량과 운동에너지가 크다는 뜻으로 이어져요. 반대로 파동함수가 완만하면 운동에너지가 작아져요.
슈뢰딩거 방정식의 기본 형태
전자의 전체 에너지는 운동에너지와 퍼텐셜에너지의 합이에요.

양자역학에서는 이 에너지 관계를 파동함수에 적용해요. 퍼텐셜에너지는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V(x)로 나타낼 수 있어요.
위 식의 양변에 파동함수 ψ(x)를 곱해주면,

이 되고, 이를 앞서의 미분연산자를 이용한 운동에너지 관련 식을 이용해 표현해주면

위와 같은 식이 얻어져요. 이것이 바로 차원에서의 시간 독립 슈뢰딩거 방정식이에요.
여기서 E는 입자의 전체 에너지예요. V(x)는 위치 x에서의 퍼텐셜에너지예요. 두 번째 항은 운동에너지에 해당해요.
이 식은 이렇게 읽으면 돼요.
“입자의 전체 에너지는 퍼텐셜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합이고, 이 관계가 파동함수 ψ(x)에 대해 성립한다.”
더 간단히 쓰면

라고 표현해요. 여기서 H는 해밀토니안 연산자예요. 해밀토니안은 계의 전체 에너지, 즉 운동에너지와 퍼텐셜에너지를 포함하는 연산자라고 보면 돼요.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에요.
이 방정식을 풀면 어떤 파동함수 ψ가 허용되고, 그때 에너지 E는 어떤 값을 가질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가장 단순한 예로 사용하는 모형이 1차원 상자 속 입자예요.
1차원 상자 속 입자란 무엇일까?

1차원 상자 속 입자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었을 때 에너지 양자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주는 가장 단순한 모형이에요.
길이가 L인 1차원 상자를 생각해 볼게요. 입자는 x = 0과 x = L 사이에 갇혀 있어요. 상자 벽은 퍼텐셜에너지가 무한대인 장벽이라고 가정해요. 그래서 입자는 벽 밖으로 나갈 수 없어요.
조건을 식으로 쓰면 이래요.
x = 0 또는 x = L에서 V(x) = ∞
0 < x < L에서 V(x) = 0
즉 상자 안에서는 입자가 아무 힘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여요. 퍼텐셜에너지가 0이기 때문에 전체 에너지는 운동에너지로만 나타나요. 하지만 벽에서는 퍼텐셜에너지가 무한대이므로 입자가 존재할 수 없어요.
상자 안에서는 V(x) = 0이므로 슈뢰딩거 방정식은 다음처럼 단순해져요.

이제 이 방정식의 해를 구해야 해요.
상자 안의 파동함수
상자 안에서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면 파동함수는 사인 함수와 코사인 함수의 조합으로 나타나요.

여기서 A와 B는 상수이고, k는 파수예요. 이 일반해는 오일러 관계식으로부터 지수함수 형태의 해를 사인과 코사인 형태로 바꿔 쓸 수 있기 때문에 나와요.

즉 복소 지수함수로 표현되는 파동을 사인과 코사인 함수의 조합으로 나타낼 수 있는 거예요.
실제로

해당 미분방정식의 해를 구하면

해는 다음과 같은 형식이 돼요. 그런데 이를 앞서 살펴본 오일러 관계식을 이용해 다시 표현하면

이 되죠.
한편, 모든 사인·코사인 조합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에요. 상자 속 입자의 파동함수는 경계 조건을 만족해야 해요.
입자는 상자 밖에 존재할 수 없고, 벽의 위치인 x = 0과 x = L에서는 파동함수가 0이어야 해요.
ψ(0) = 0
ψ(L) = 0
이 조건을 적용해 볼게요.
먼저 x = 0에서

이에요. 따라서 파동함수는

로 줄어들어요.
다음으로 x = L에서

이어야 해요. A가 0이면 파동함수 전체가 0이 되어 입자가 어디에도 없다는 뜻이 되므로 의미가 없어요. 따라서 sin kL = 0이어야 해요.
사인 함수가 0이 되는 조건은 kL = nπ예요. 여기서 n은 1, 2, 3, … 같은 양의 정수예요. 따라서

이 돼요.
이 결과를 파동함수에 넣으면

가 돼요.
즉 상자 속 입자의 파동함수는 아무 파장이나 가질 수 없고, 상자의 길이 L에 맞는 특정한 파동만 허용돼요. 이것이 에너지 양자화의 출발점이에요.
파동함수의 정규화
파동함수는 확률과 연결돼요. 입자가 상자 안 어딘가에는 반드시 존재해야 하므로, 전체 영역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은 1이 되어야 해요.
확률밀도는 ψ²(x)로 나타낼 수 있고, 전체 확률은 이를 상자 전체에서 적분한 값이에요.

이 적분값은 A²(L/2)이므로

가 돼요.
그래서 정규화된 1차원 상자 속 입자의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아요.

이 식은 상자 속 입자가 가질 수 있는 허용된 파동 상태를 나타내요. n 값이 달라지면 파동의 모양도 달라져요. n이 커질수록 파동은 더 많이 진동하고, 파장은 짧아져요.
상자 속 입자의 에너지
이제 에너지를 구해볼게요. 상자 안에서는 V(x) = 0이므로 슈뢰딩거 방정식은

였어요.
정규화된 파동함수

를 두 번 미분하면

가 돼요.
이를 슈뢰딩거 방정식에 넣으면

가 돼요.
따라서 에너지는 다음과 같이 주어져요.

이 식은 매우 중요해요. 상자 속 입자의 에너지가 아무 값이나 가능한 것이 아니라 n이라는 정수에 의해 정해진 값만 가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즉 에너지가 양자화되어 있어요.
n이 커질수록 에너지는 n²에 비례해서 증가해요. n = 1보다 n = 2의 에너지가 4배 크고, n = 3의 에너지는 9배 커요. 동시에 n이 커질수록 파동함수의 파장은 짧아지고, 마디 수가 증가해요.
마디와 확률밀도

상자 속 입자의 파동함수는 n에 따라 모양이 달라져요. n = 1일 때는 상자 안에서 반 파장 하나가 들어간 모양이에요. n = 2일 때는 한 파장이 들어가고, n = 3일 때는 더 많이 진동해요.
마디는 파동함수가 0이 되는 지점을 말해요. 확률밀도 ψ²도 0이 되므로, 그 위치에서는 입자를 발견할 확률이 없어요.
상자 속 입자에서 n이 커질수록 내부 마디 수가 증가해요. n = 1에서는 상자 내부에 마디가 없고, n = 2에서는 가운데에 마디가 하나 생겨요. n = 3에서는 내부 마디가 두 개 생겨요. 일반적으로 내부 마디 수는 n - 1개예요.
한편 확률밀도 ψₙ²(x)는

을 제곱한

인데요.
파동함수 ψ는 양수와 음수를 가질 수 있지만, 확률밀도 ψ²는 항상 0 이상이에요. 그래서 파동함수의 부호 자체가 곧 확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에요. 확률을 말할 때는 ψ²를 봐야 해요.
영점 에너지
상자 속 입자의 에너지 식은

이에요. 여기서 n은 1, 2, 3, …만 가능해요. n = 0은 허용되지 않아요.
그렇다면 입자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에너지는 n = 1일 때예요.

이 값을 영점 에너지라고 해요.
고전역학에서는 상자 안의 입자가 정지해 있다면 에너지가 0일 수 있어요.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상자에 갇힌 입자가 에너지 0을 가질 수 없어요.
왜 그럴까요?
첫째, n = 0을 파동함수에 넣으면

이 돼요. 모든 위치에서 파동함수가 0이면 ψ²도 0이에요. 이는 상자 안 어디에서도 입자를 발견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입자가 상자 속에 있다는 조건과 모순돼요.
둘째, 에너지가 0이면 운동에너지가 0이고, 따라서 운동량도 0이에요. 운동량이 정확히 0이면 불확정성 원리에 따라 위치 불확정성이 매우 커져야 해요. 그런데 입자는 길이 L인 상자 안에 갇혀 있어요. 위치가 상자 안으로 제한되어 있는데 운동량까지 완전히 0이 될 수는 없죠.
그래서 상자 속 입자는 가장 낮은 상태에서도 0이 아닌 에너지를 가져요. 이것이 영점 에너지예요.
에너지 간격은 무엇에 의해 달라질까?
상자 속 입자의 에너지 준위 사이 간격을 생각해 볼게요.
Eₙ = n²h²/(8mL²)이므로, 인접한 두 준위 사이의 차이는
ΔE = Eₙ₊₁ - Eₙ
이에요. 계산하면

가 돼요.
이 식에서 중요한 부분은 분모의 mL²이에요.
상자의 길이 L이 커질수록 ΔE는 작아져요. 즉 입자가 갇힌 공간이 커지면 에너지 준위 사이 간격이 작아져요. 거시적인 크기의 상자에서는 에너지 간격이 너무 작아서 거의 연속적인 것처럼 보여요.
입자의 질량 m이 커져도 ΔE는 작아져요. 질량이 큰 입자일수록 양자화된 에너지 간격이 작아져서, 양자 효과가 덜 두드러져요.
이 결과는 왜 전자 같은 작은 입자에서는 양자화가 중요하고, 일상적인 큰 물체에서는 양자화가 잘 보이지 않는지 설명해줘요. 양자화는 모든 계에 원리적으로 존재하지만, 질량이 크거나 공간이 크면 에너지 간격이 너무 작아져서 연속적인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대응 원리

상자 속 입자의 확률밀도를 보면 n이 작을 때는 위치에 따라 확률이 뚜렷하게 달라져요. 예를 들어 n = 1 상태에서는 상자 가운데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이 가장 높고, 벽에서는 0이에요.
하지만 n이 매우 커지면 확률밀도 그래프가 빠르게 진동해요. 아주 촘촘한 진동을 평균적으로 보면, 입자가 상자 전체에 거의 균일하게 분포하는 것처럼 보여요.
이것이 대응 원리예요.
대응 원리는 양자수가 매우 커지는 한계에서 양자역학적 결과가 고전역학적 결과와 일치한다는 뜻이에요. n이 작을 때는 양자적인 특징이 뚜렷하지만, n이 매우 커지면 고전적인 입자처럼 보이는 거예요.
상자 속 입자에서 n → ∞이면 확률이 전체 영역에 걸쳐 거의 균일하게 분포해요. 이는 고전적으로 상자 안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입자가 모든 위치에서 비슷한 확률로 발견된다는 생각과 연결돼요.
2차원 상자 속 입자
1차원 상자 속 입자 모형은 2차원과 3차원으로 확장할 수 있어요. 2차원 상자는 x 방향과 y 방향으로 길이를 가진 상자예요. 입자는 0 ≤ x ≤ L₁, 0 ≤ y ≤ L₂ 영역 안에 갇혀 있다고 생각할 수 있어요.
2차원 슈뢰딩거 방정식에서는 x에 대한 2차 미분과 y에 대한 2차 미분이 모두 들어가요.

이 방정식을 풀 때 변수 분리법을 사용해요. 즉 파동함수 ψ(x,y)를 x에만 의존하는 함수 X(x)와 y에만 의존하는 함수 Y(y)의 곱으로 나타내는 거예요.
ψ = XY
이렇게 하면 각 방향의 운동을 독립적으로 다룰 수 있어요. 결과적으로 파동함수는 각 방향 파동함수의 곱으로 나타나요.
또한 총 에너지 E의 경우 x방향의 에너지 Ex와 y방향의 에너지 Ey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죠.
즉,

다음과 같은 조건이 성립하죠.
우선 확률함수에 대한 식을 ψ = XY임을 이용해서 다시 써보면

가 되죠. 여기서 n₁과 n₂는 각각 x 방향과 y 방향의 양자수예요. 둘 다 1, 2, 3, …의 값을 가져요.
그리고 E = Ex+Ey임을 이용해 에너지에 대한 식을 다시 쓰면

가 되죠.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n₁과 n₂는 각각 x 방향과 y 방향의 양자수로 둘 다 1, 2, 3, …의 값을 가져요.
이 식은 2차원에서는 에너지가 x 방향의 양자수와 y 방향의 양자수에 의해 결정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죠.
3차원 상자 속 입자
차원으로 확장해도 핵심은 같아요. 파동함수는 각 방향의 독립적인 파동함수의 곱으로 나타나고, 에너지는 각 방향의 독립적인 운동 에너지의 합으로 나타나요.

따라서 위 조건이 성립하죠.
한편 정육면체가 아니라 일반적인 직육면체 상자라면 각 방향의 길이를 L₁, L₂, L₃로 둘 수 있어요.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이 나타나요.

한편 에너지에 대한 관계를 이용해서 에너지 식을 다시 쓰면,

이 되죠.
여기서 n₁, n₂, n₃는 각각 x, y, z 방향의 양자수예요.
이 개념은 뒤에서 수소 원자 오비탈을 이해할 때도 중요해요. 실제 원자는 상자처럼 생기지는 않았지만, 3차원 공간에서 전자의 파동함수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같은 양자역학적 사고방식이 필요해요.
축퇴도란 무엇일까?
2차원이나 3차원 상자에서는 서로 다른 파동함수가 같은 에너지를 가질 수 있어요. 이런 경우를 축퇴라고 해요. 축퇴도는 같은 에너지를 가지는 서로 다른 상태의 수를 의미해요.
예를 들어 2차원 정사각형 상자를 생각해 볼게요. L₁ = L₂ = L인 경우 에너지는
E = (h²/8mL²)(n₁² + n₂²)
로 쓸 수 있어요.
이때 (n₁, n₂) = (1, 2)인 상태와 (2, 1)인 상태를 비교해 보면,

위와 같이 두 경우의 파동함수는 다르지만( 공간적인 파동 모양은 다르지만), 에너지는 같아요.
3차원 정육면체 상자에서도 비슷한 일이 생겨요. Lx = Ly = Lz = L이면 에너지는

로 쓸 수 있어요.
예를 들어 (2,1,1), (1,2,1), (1,1,2)는 서로 다른 상태지만 nx² + ny² + nz² 값이 모두 6이에요. 따라서 같은 에너지를 가져요. 이 경우 축퇴도는 3이에요.

이 밖에도 다양한 축퇴의 상황이 있을 수 있는데 위 그림상에는 여러 조건의 축퇴 상태와, 축퇴도 수를 나타내주고 있어요.
축퇴는 계의 대칭성과 관련이 있어요. 정사각형이나 정육면체처럼 여러 방향이 대칭적이면, x 방향과 y 방향, z 방향을 바꾸어도 에너지가 같아지는 경우가 생겨요.
상자 크기와 양자 효과
상자 속 입자 모형은 양자화가 언제 중요해지는지 잘 보여줘요.
에너지 식을 보면 1차원에서는
Eₙ = n²h²/(8mL²)
이에요. 여기서 L이 커지면 에너지 준위 간격은 매우 작아져요. 또 m이 커져도 에너지 간격은 작아져요.
그래서 전자처럼 질량이 작고, 원자 크기처럼 매우 작은 공간에 갇힌 입자에서는 에너지 간격이 커서 양자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요.
반대로 헬륨 원자처럼 질량이 훨씬 큰 입자가 30 cm 정도의 거시적인 상자 안에 있다고 생각하면, 에너지 간격은 극도로 작아져요. 이 경우 에너지 준위가 너무 촘촘해서 사실상 연속적인 것처럼 보이고, 양자 효과가 큰 영향을 주지 않아요. 그래서 그 특성은 거의 고전적인 입자와 비슷하게 나타나요.
이 비교는 아주 중요해요. 양자역학은 작은 세계에만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라 모든 물체에 적용돼요. 다만 큰 물체에서는 에너지 간격이 너무 작아서 우리가 양자화를 느끼지 못하는 거예요.
상자 속 입자 모형이 중요한 이유
상자 속 입자 모형은 실제 원자를 그대로 나타낸 것은 아니에요. 원자는 직선 상자도 아니고, 벽이 무한대인 공간도 아니죠. 하지만 이 모형은 양자역학의 핵심을 아주 잘 보여줘요.
첫째, 경계 조건이 있으면 허용되는 파동함수가 제한돼요.
둘째, 허용되는 파동함수가 제한되면 에너지도 불연속적인 값만 가져요.
셋째, 입자는 가장 낮은 상태에서도 0이 아닌 영점 에너지를 가져요.
넷째, 계가 커지거나 입자 질량이 커지면 에너지 간격이 작아져 고전적인 결과처럼 보여요.
다섯째, 여러 차원으로 확장하면 파동함수는 각 방향 함수의 곱으로, 에너지는 각 방향 에너지의 합으로 나타나요.
이러한 특징들은 이후 수소 원자와 오비탈을 이해하는 데 그대로 이어져요. 수소 원자에서는 전자가 상자가 아니라 원자핵의 전기적 인력에 의해 묶여 있지만, 결국 허용되는 파동함수와 에너지 준위를 구한다는 점은 같아요.
이번 글의 핵심 정리
슈뢰딩거 방정식은 전자의 파동함수와 에너지를 연결하는 방정식이에요. 드브로이의 물질파 개념에서 출발하면, 파동함수의 두 번째 미분이 운동량과 연결되고, 이를 통해 운동에너지 항을 미분 연산자로 표현할 수 있어요.
1차원 시간 독립 슈뢰딩거 방정식은 전체 에너지가 퍼텐셜에너지와 운동에너지의 합이라는 사실을 파동함수에 적용한 형태예요.
상자 속 입자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모형이에요. 길이 L인 상자 안에서는 V(x) = 0이고, 벽에서는 V(x) = ∞이므로 입자는 상자 안에만 존재할 수 있어요. 경계 조건 ψ(0) = 0, ψ(L) = 0을 적용하면 허용되는 파동함수는
ψₙ(x) = √(2/L) sin(nπx/L)
가 되고, 에너지는
Eₙ = n²h²/(8mL²)
가 돼요.
n은 1, 2, 3, …만 가능하며, n = 0은 허용되지 않아요. 따라서 입자는 가장 낮은 상태에서도 E₁ = h²/(8mL²)의 영점 에너지를 가져요.
2차원과 3차원 상자에서는 파동함수가 각 방향 파동함수의 곱으로 표현되고, 에너지는 각 방향 에너지의 합으로 나타나요. 서로 다른 파동함수가 같은 에너지를 가질 수도 있는데, 이를 축퇴라고 해요.
상자 속 입자 모형은 양자화, 영점 에너지, 확률밀도, 대응 원리, 축퇴도 같은 중요한 양자역학 개념을 보여주는 기본 모델이에요. 다음 글에서는 이 사고방식을 실제 원자에 적용해서, 수소 원자의 파동함수와 양자수가 어떻게 등장하는지 살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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