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자를 위한 생물학/세포생물학

[세포생물학] 3.2 : 세포막의 유동성(fluidity), 지질 뗏목(lipid raft), 비대칭성(asymmetry)

단세포가 되고파🫠 2021. 1. 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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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포스트에서 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런 지질들에 의해 달라질 수 있는 세포막 유동성(fluidity), 비대칭성(asymmetry) 등에 대해 알아보고, 이에 더해 세포막에서 관찰되는 아주 독특한 구조인 지질 뗏목(lipid raft)에 대해 알아볼게요.

 


우선 세포막 유동성에 대해 먼저 알아볼게요.

출처 : Microsoft PowerPoint - CDC1348 lecture Krahn - Composition and structure of biological membranes, interaction of proteins and s (uni-muenster.de)

 

언뜻 생각하기에 세포막 내의 인지질이 마치 하드케이스처럼 딱딱하게 존재하고 있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는 위 그림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세포막 내에서 인지질 분자가 움직이는 방식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되는데, 1) lateral diffusion(평형 확산) 2) rotation, 3) flexion, 4) flip-flop이에요.

 

 

이 중 lateral diffusion은 말 그대로 '평형 방향(즉, 위 그림상에서 좌우 방향)'으로 일어나는 '확산'이에요.

양 옆에 있는 인지질들끼리 계속 왔다갔다하는거죠.

이 때 중요한 것은 lateral diffusion이란 자신이 속한 monolayer 안에서 왔다갔다하는 걸 뜻한다는 거예요.

 

 

아니, 세포막은 bilayer인데, 그러면 한 monolayer에서 다른 monolayer로 건너가는 현상은 업습뉘꽈!!!

하고 물어보신다면... 물론 있죠! 그게 바로 flip-flop이에요.

그런데 flip-flop은 lateral diffusion에 비해서 훨~~~~~~~씬 드물게 일어나요. 그리고 자기 맘대로 일어나지는 못하고, 대부분 특정 효소들에 의해 일어나요.

 

 

그 밖에 인지질이 자기 자리에서 핑글핑글 돌면서 움직이는 rotation, 인지질이 자기 자리에 있으면서 인지질 내부의 fatty acid tail이 덜렁덜렁 움직이는 flexion 등도 있어요.

 

 

정리하자면 세포막 내 인지질은 겁나 많이 움직인다!

정도가 되겠네요 ㅋㅋㅋㅋ

 

 

자, 그런데 이 유동성이 막무가내인 것 같지만, 나름의 경향성이 있어요.

 

 

세포막의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요. 

 

지방산의 포화 정도

온도

지방산의 길이

 

가 바로 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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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포스트에서 지방산의 포화에 대해 말했었는데요.

인지질을 이루고 있는 지방산 꼬리가 모두 단일결합으로만 이루어져 있을수록 포화된 상태라고 했었죠?

 

그런데 포화된 지방산, 불포화된 지방산의 꼬리 모양을 자세히 보면 아래와 같아요.

 

 

위 그림의 위쪽에 나타나 있는 게 포화된(saturated) 지방산이고 아래쪽에 나타나 있는 게 불포화된(unsaturated) 지방산이에요.

 

보양을 보면 포화된 녀석에 비해 불포화된 녀석이 약간 더 휘어있죠?

 

출처 : What is the phospholipid bilayer and what determines its fluidity? (cambridgecoaching.com)

 

이런 휨 때문에 불포화된 지방산으로 이루어진 인지질의 경우 위 그림 오른쪽과 같이 쌓일 때 조밀하게 쌓일 수 밖에 없어요.

(지하철에서 사람들보고 최대한 조밀하게 앉으세요~ 하는데 몇몇 사람이 다리를 쩍벌하고 있으면 덜 조밀해지겠죠?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다음으로 온도에 대해 알아볼게요.

 

사실 이건 매우 직관적인데요.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으면 분자의 운동도 더 활발해지죠?

 

인지질도 여기서 예외는 아니에요. 따라서 온도가 높을수록 세포막은 더 유동적으로 변하죠.

 

 

 

한편 인지질을 이루고 있는 지방산의 길이에 따라서도 유동성이 달라질 수 있어요.

 

 

앞서 계속 살펴봤던 것처럼 세포막은 위와 같이 생겼는데요.

 

이 때 인지질 중 소수성을 띄고 있는 지방산 꼬리들끼리 모여서 hydrophobic interaction(소수성 상호작용)이라는 걸 하고 있어요.

 

말은 어렵지만 그냥 쉽게 생각해서 물을 싫어하는 녀석들끼리 담합하고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지방산 꼬리가 길면 어떨까요?

hydrophobic interaction을 할 수 있는 길이도 길어지겠죠?

 

이 때문에 지방산 꼬리의 길이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세포막도 더 단단해져요. (즉, 유동성이 감소해요)

 

 

반대로 지방산 꼬리의 길이가 짧아지게 되면 세포막은 더 유동적으로 변하겠죠?

 

 

 

자, 이제 세포막 유동성에 대한 내용은 끝!

이 아니라,,, 아주 중요한게 하나 남았어요.

 

이전 포스트에서 콜레스테롤(cholesterol)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봤는데요.

 

이 녀석의 내부에 있는 소수성을 띄는 부분이 인지질의 지방산 꼬리와 hydrophobic interaction을 해서 세포막에 아래와 같이 박혀있어요.

 

출처 : The many layers of cholesterol regulation (asbmb.org)

 

이렇게 박혀있는 콜레스테롤은 온도에 따라서 세포막의 유동성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는데요.

 

온도가 낮을 때, 즉 차가울 때는 막이 지나치게 경화되는 걸 막아줘요. (말 그대로 막 사이사이에 이 녀석이 끼어들어가 있으니까 온도 감소에 의해 인지질끼리 가까이 붙다가도 물리적으로 콜레스테롤에 의해서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한 채 떨어져 있을 수 있는거죠)

 

온도가 높을 때, 즉 뜨거울 때는 막이 너무 유동적으로 변하는 걸 막아줘요. 쉽게 말해 온도 상승에 따라 인지질들이 고삐풀린 말처럼 뛰놀려고 하는 걸 콜레스테롤이 딱 잡아주는 느낌인거죠.

 

 

 

지금까지 세포막의 유동성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세포막의 유동성은 세포의 종류에 따라서 천차만별이에요.

 

심지어는 한 세포 내에서도 유동성이 달라질 수 있는데요.

 

 

극단적으로 유동성이 적어서 아예 땟목처럼 둥둥 떠다니며 존재하는 녀석이 있어요. 바로 지질 뗏목(lipid raft)이에요.

 

출처 : Lipid Rafts and Their Role in Alzheimer Disease – Biology 441 (wordpress.com)

 

지질 뗏목은 위 그림과 같이 생겼는데요.

 

보시면 다른 인지질 이중층에 비해서 지질 뗏목 부분이 가지는 독특한 특징을 쉽게 관찰할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우선 상대적으로 지방산의 길이가 더 긴 녀석들이 많죠? 그리고 상대적으로 포화 지방산을 가지고 있는 인지질도 많아요. 그 밖에 콜레스테롤도 많아요.

 

이러한 특징은 모두 지질 뗏목이 세포막의 다른 부위에 비해서 훨씬 더 단단하게(rigid) 존재할 수 있게끔 해줘요.

 

 

그러면 얘가 단단하게 존재해서 뭐하나요?

 

많은 걸 하는데요 ㅋㅋㅋㅋ

 

 

위 그림에서도 나타나 있지만 지질 뗏목 부위에 신호전달과 관련된 다양한 단백질들이 다 모여 있어요.

 

따라서 지질 땟목은 신호전달, 단백질 분류, 막 수송과 관련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요.

 

 

 

이제 마지막으로 세포막의 비대칭성에 대해 알아볼게요.

 

출처 : 2.2: Membrane Asymmetry - Physics LibreTexts

 

여기서 말하는 비대칭성이란 인지질 이중층 중 세포 안쪽을 향해 있는 monolayer와 세포 바깥쪽을 향해 있는 monolayer 간의 인지질 조성 차이를 말해요.

 

 

세포 내부 쪽에 주로 존재하는 인지질로는 phosphoatidylethanolamine(PE), phosphatidylserine(PS) 등이 있고, 세포 외부 쪽에 주로 존재하는 인지질로는 phosphatidylcholine(PC), sphingomyelin(SM) 등이 있어요.

 

 

이들의 이런 비대칭적 분포가 의아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처음 세포막이 만들어질 때부터 이런 비대칭적 분포가 짠! 하고 만들어져 있는 건 아니에요.

 

대신 여러 효소들(flippase, floppase, scramblase 등)에 의해서 이런 비대칭성이 만들어지고, 또 계속 유지되고 있어요.

 

 

 

암튼 정상적인 세포라면 방금 설명한 것처럼 세포 안쪽, 세포 바깥쪽의 지질막 조성이 다른데요.

다르게 말하자면 이런 차등적인 세포 지질막 조성이 세포의 안팎을 알려주는 표지 역할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만약 우리 세포에 이상이 생겨서 이 비대칭성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이게 세포의 이상을 알리는 신호로 작동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원래는 세포의 안쪽 부분 막에서만 검출되어야 하는 phosphatidylserine(PS)이 세포 밖에서 검출되면, 이 것을 인지한 대식세포(macrophage)가 이 세포의 이상을 감지한 뒤 집어삼켜버릴 수 있어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세포막의 유동성, 지질 뗏목, 세포막의 비대칭성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세포막의 또 다른 주요 구성성분인 막단백질(membrane protein)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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