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신경 쓰이기 시작하는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페이스예요. 러닝 앱이나 스마트워치를 켜고 달리면 6:30/km, 5:40/km, 7:00/km 같은 숫자가 계속 보이죠. 처음에는 이게 빠른 건지 느린 건지도 잘 모르고, 조금 익숙해지면 남들 페이스와 내 페이스를 비교하게 됩니다.

러닝 페이스는 쉽게 말해 1km를 달리는 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6:00/km라면 1km를 6분에 달린다는 뜻이고, 5:00/km라면 1km를 5분에 달린다는 뜻입니다. 숫자가 작을수록 빠른 페이스예요. 시속으로 말하면 6:00/km는 시속 10km 정도이고, 5:00/km는 시속 12km 정도입니다.
그런데 러닝을 오래 하다 보면 페이스는 단순히 빠르고 느린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매일 빠르게 달리는 사람이 잘하는 러너가 아니고, 매번 느리게만 달린다고 효과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날의 목적에 맞는 페이스로 달리는 것입니다. 회복이 필요한 날에는 편하게 달려야 하고, 기록을 올리고 싶은 날에는 정해진 강도의 훈련을 해야 합니다.
러닝 페이스란 무엇일까
러닝 페이스는 보통 분/km로 표시합니다. 한국 러너들은 “킬로당 몇 분”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5분 30초 페이스로 뛰었다”라고 하면 1km를 평균 5분 30초에 달렸다는 뜻입니다. 10km를 5:30/km 페이스로 달리면 전체 기록은 약 55분이 됩니다.
페이스와 속도는 같은 내용을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자동차는 보통 시속 몇 km로 말하지만, 러닝은 1km를 몇 분에 가는지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러너 입장에서는 1km마다 랩을 끊어 확인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7:00/km는 1km를 7분에 달리는 페이스입니다. 초보 러너에게는 충분히 자연스러운 페이스이고, 걷기와 달리기 사이를 오가는 사람에게도 자주 나오는 숫자입니다. 6:00/km는 10km를 1시간에 달릴 수 있는 페이스라 많은 초보 러너가 첫 목표로 삼기도 합니다. 5:00/km는 10km 50분, 4:30/km는 10km 45분 정도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페이스만 보고 실력을 판단하면 안 됩니다. 같은 6:00/km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가벼운 조깅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거의 전력에 가까운 속도일 수 있습니다. 날씨, 코스, 체중, 수면, 컨디션, 훈련 경력에 따라 체감이 달라집니다.
초보 러너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페이스
처음 러닝을 시작했다면 빠른 페이스보다 편안한 페이스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러닝을 오래 지속하려면 숨이 너무 차지 않고, 자세가 무너지지 않고, 다음 날 다시 뛸 수 있는 강도가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기록 욕심을 내면 무릎, 정강이, 발목, 종아리가 금방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초보 러너에게 좋은 기준은 대화 가능 페이스입니다. 달리면서 짧은 문장을 말할 수 있는 정도라면 대체로 쉬운 달리기 강도에 가깝습니다. 옆 사람과 편하게 대화할 수 있으면 적당하고, 한두 단어밖에 못 말할 정도로 숨이 차면 너무 빠른 것입니다.
처음에는 1km를 몇 분에 달리는지보다 20분, 30분을 꾸준히 움직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7분대, 8분대 페이스라도 괜찮습니다. 중간에 걷기를 섞어도 됩니다. 러닝은 처음 몇 주 동안 몸이 충격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심폐보다 다리와 관절이 먼저 적응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러닝 앱에서 평균 페이스가 느리게 나와도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처음 목표는 빠른 러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상 없이 꾸준히 달릴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입니다. 편하게 달릴 수 있는 페이스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같은 심박에서 조금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됩니다.
이지런 페이스
이지런은 말 그대로 편하게 달리는 훈련입니다. 러닝을 꾸준히 하는 사람일수록 이지런의 중요성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몸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주행거리와 유산소 능력을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지런 페이스는 숨이 차서 버티는 속도가 아니라, 달리고 난 뒤에도 여유가 남는 속도에 가깝습니다. 대화가 가능하고, 자세가 크게 무너지지 않고, 끝난 뒤 “조금 더 뛸 수 있겠다”는 느낌이면 좋습니다. 초보자에게는 이 페이스가 생각보다 느릴 수 있습니다.
많은 초보 러너가 이지런을 너무 빠르게 합니다. 앱을 보면 페이스가 느린 것 같고, 주변 사람이 더 빠르게 달리는 것 같아서 자꾸 속도를 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매번 애매하게 빠르게 달리면 피로가 쌓이고, 정작 빠른 훈련을 해야 할 날에 힘이 남지 않습니다.
이지런은 기록을 포기하는 달리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오래 달리기 위한 기초를 만드는 달리기입니다. 5km 기록, 10km 기록, 하프마라톤 기록을 올리고 싶어도 대부분의 훈련은 너무 힘들지 않은 페이스로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빠른 훈련은 일부만 넣고, 나머지는 쉽게 달리는 방식이 오래 갑니다.
롱런 페이스
롱런은 평소보다 긴 거리를 달리는 훈련입니다. 5km를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7~8km가 롱런일 수 있고, 하프마라톤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15~18km가 롱런일 수 있습니다. 마라톤을 준비한다면 20km 이상을 달리는 날도 생깁니다.
롱런 페이스는 보통 이지런과 비슷하거나 조금 느리게 잡습니다. 핵심은 빠르게 달리는 것이 아니라 오래 움직이는 것입니다. 처음부터 빠르게 출발하면 후반에 페이스가 무너지고, 훈련 효과보다 피로가 크게 남을 수 있습니다.
초보 러너가 롱런을 할 때는 거리 욕심을 너무 빨리 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매주 조금씩 늘려야 몸이 적응합니다. 평소 5km를 뛰던 사람이 갑자기 15km를 달리면 심폐보다 다리 충격이 먼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발바닥, 무릎, 장경인대, 아킬레스건이 예민해질 수 있어요.
롱런은 대회 준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10km 대회든 하프마라톤이든 마라톤이든, 긴 거리를 편안하게 버티는 능력이 있어야 후반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다만 롱런은 자주 빠르게 뛰는 훈련이 아니라, 대부분 편안한 강도로 쌓는 훈련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템포런 페이스
템포런은 편하지만 힘든 페이스입니다.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데, 전력질주는 아니지만 오래 유지하기에는 분명히 부담이 있는 속도입니다. 보통 20분에서 40분 정도 지속 가능한 강도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고, 숙련도에 따라 방식은 달라집니다.
초보자라면 템포런을 처음부터 길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5분 쉬운 조깅, 3분 템포 페이스, 다시 쉬운 조깅처럼 짧게 나누어 시작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러닝에 익숙해진 뒤에 10분, 15분, 20분으로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템포런은 10km 기록이나 하프마라톤 기록을 올리고 싶은 사람에게 특히 도움이 됩니다. 너무 느린 페이스만 반복하면 빠르게 달리는 감각이 부족하고, 인터벌만 하면 오래 버티는 힘이 부족합니다. 템포런은 그 중간에서 지속 가능한 빠른 페이스를 만드는 훈련입니다.
템포런을 할 때는 처음부터 너무 세게 나가면 안 됩니다. 템포런은 전력질주가 아닙니다. 후반까지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끝났을 때 완전히 쓰러질 정도가 아니어야 합니다. 숨은 차지만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 집중해야 하지만 무너지지 않는 정도가 좋습니다.
인터벌 페이스
인터벌은 빠른 구간과 회복 구간을 반복하는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400m를 빠르게 달리고 200m를 천천히 걷거나 조깅하는 방식, 2분 빠르게 달리고 2분 천천히 달리는 방식이 있습니다. 속도를 올리는 훈련이라 체감 강도가 높습니다.
인터벌 페이스는 훈련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5km 기록을 노린다면 5km 목표 페이스보다 빠르거나 비슷한 강도의 짧은 반복을 할 수 있고, 10km나 하프마라톤 준비에서는 조금 더 긴 반복 구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매 반복을 끝까지 비슷한 질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초보자는 인터벌을 너무 빨리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인 이지런과 롱런이 어느 정도 쌓인 뒤에 넣는 편이 안전합니다. 몸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빠른 반복주를 하면 종아리, 햄스트링, 발목에 부담이 크게 갈 수 있습니다.
인터벌은 많이 한다고 좋은 훈련이 아닙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넣어도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나머지 날은 쉬운 달리기와 회복으로 채워야 합니다. 빠른 훈련은 몸을 강하게 만들 수 있지만, 회복이 없으면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회복주 페이스
회복주는 정말 쉬워야 합니다. 전날 빠른 훈련을 했거나 긴 거리를 달린 뒤, 몸을 가볍게 풀어주는 목적의 달리기입니다. 회복주에서 기록을 내려고 하면 회복주가 아니게 됩니다.
회복주 페이스는 이지런보다도 더 느려도 됩니다. 걷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회복주의 목적은 심폐를 몰아붙이는 것이 아니라 혈류를 늘리고, 근육을 부드럽게 풀고, 다음 훈련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러닝 앱을 보면 회복주 평균 페이스가 평소보다 1분 이상 느릴 수 있습니다. 이때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회복주를 제대로 느리게 할 줄 아는 사람이 훈련을 오래 이어가기 쉽습니다.
회복주를 하고도 다음 날 몸이 더 무겁다면 과훈련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때는 회복주 대신 완전 휴식이나 산책이 더 좋습니다. 러닝에서 쉬는 날은 게으른 날이 아니라 몸이 강해지는 과정입니다.
대회 페이스
대회 페이스는 목표 기록에 맞춘 평균 속도입니다. 예를 들어 10km를 60분 안에 달리고 싶다면 목표 페이스는 6:00/km입니다. 10km 50분을 목표로 한다면 5:00/km, 하프마라톤 2시간을 목표로 한다면 약 5:41/km 정도가 됩니다.
대회 페이스는 훈련 페이스와 다릅니다. 대회에서는 긴장감과 분위기 때문에 평소보다 빠르게 출발하기 쉽습니다. 초반 1~2km를 목표보다 너무 빠르게 뛰면 후반에 크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특히 10km 이상에서는 초반 오버페이스가 기록을 망치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처음 대회에 나간다면 목표 페이스보다 약간 느리게 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풀리고 호흡이 안정되면 중반부터 목표 페이스에 맞추고, 마지막에 힘이 남으면 조금 올리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처음부터 기록 욕심을 내면 3km까지는 기분 좋지만 7km 이후가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대회 페이스는 훈련 중에 미리 연습해야 합니다. 10km 목표 페이스가 5:30/km라면, 훈련에서 1km 또는 2km 단위로 5:30/km를 유지하는 감각을 익히는 식입니다. 시계 숫자만 보는 것보다 몸으로 페이스를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 기록별 페이스 계산
러닝 목표를 세울 때는 목표 기록을 페이스로 바꿔보는 것이 좋습니다. 5km를 30분에 달리고 싶다면 6:00/km 페이스가 필요합니다. 10km를 60분에 달리는 것도 6:00/km입니다. 하프마라톤을 2시간에 완주하려면 약 5:41/km, 풀마라톤을 4시간에 달리려면 약 5:41/km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하프 2시간 페이스와 풀마라톤 4시간 페이스가 숫자로는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체감은 완전히 다릅니다. 하프마라톤에서 5:41/km를 21.1km 유지하는 것과 풀마라톤에서 같은 페이스를 42.195km 유지하는 것은 전혀 다른 난이도입니다. 거리가 길어질수록 같은 페이스라도 필요한 지구력이 훨씬 커집니다.
초보 러너가 목표 페이스를 잡을 때는 현재 기록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아직 5km를 35분에 달리는 사람이 갑자기 10km 50분을 목표로 잡으면 훈련이 너무 무리해질 수 있습니다. 현재 5km 기록, 10km 기록, 최근 훈련 페이스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목표를 잡는 것이 좋습니다.
VDOT 계산기나 여러 러닝 페이스 계산기를 활용하면 현재 레이스 기록을 바탕으로 이지런, 템포런, 인터벌, 목표 기록 페이스를 대략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산기는 참고용입니다. 실제 몸 상태, 날씨, 코스, 피로도에 따라 조절해야 합니다.
페이스보다 심박이 중요할 때
페이스는 직관적이지만 항상 정확한 기준은 아닙니다. 같은 6:00/km라도 평지에서 달릴 때와 언덕에서 달릴 때 체감이 다르고, 10도 날씨와 30도 날씨에서도 완전히 다릅니다. 더운 날에는 같은 페이스라도 심박이 훨씬 높게 올라갑니다.
이럴 때 심박이 도움이 됩니다. 심박계를 사용하면 내 몸이 실제로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소 6:30/km에서 심박이 안정적이었는데, 더운 날 같은 페이스에서 심박이 크게 올라간다면 그날은 페이스를 늦추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심박도 완벽한 기준은 아닙니다. 손목 심박계는 흔들림이나 착용 상태에 따라 오차가 있을 수 있고, 최대심박 공식도 개인차가 큽니다. 어떤 사람은 나이에 비해 최대심박이 높고, 어떤 사람은 낮습니다. 그래서 심박 숫자만 보고 무조건 판단하기보다 체감강도와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러닝을 처음 시작했다면 심박 존에 너무 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숨이 너무 차지 않는지, 대화가 가능한지, 다음 날 회복이 되는지부터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심박은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패턴을 파악하는 도구로 쓰면 됩니다.
체감강도 RPE로 페이스 잡기
체감강도는 러닝에서 매우 실용적인 기준입니다. RPE는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스스로 1부터 10까지 점수로 느끼는 방식입니다. 1은 거의 쉬는 수준, 10은 전력질주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이지런은 대략 3~4 정도로 느껴지면 좋습니다. 숨은 차지만 편안하고, 대화가 가능한 정도입니다. 템포런은 6~7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집중해야 하고 숨이 차지만, 일정 시간 유지할 수 있는 강도입니다. 인터벌은 8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 강하게 달리고 회복이 필요한 수준입니다.
체감강도의 장점은 날씨와 코스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덕길에서는 페이스가 느려져도 체감은 강할 수 있고, 내리막에서는 페이스가 빨라도 상대적으로 편할 수 있습니다. 더운 날이나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같은 페이스가 훨씬 힘들게 느껴집니다.
러닝 시계가 없어도 체감강도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보 러너에게는 오히려 좋은 기준입니다. 숫자에 끌려가지 않고 몸의 반응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 심박, 체감강도를 함께 보면 훈련이 훨씬 안정적입니다.
페이스가 들쭉날쭉한 이유
러닝을 하다 보면 페이스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초보자는 1km마다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너무 빠르게 출발했다가 중간에 지치고, 마지막에는 걷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페이스가 들쭉날쭉한 가장 큰 이유는 초반 오버페이스입니다.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기분만으로 빠르게 출발하면 심박이 빨리 올라가고, 후반에 버티기 어려워집니다. 러닝 초반 1~2km는 일부러 천천히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GPS 오차도 있습니다. 건물 사이, 터널, 나무가 많은 길, 커브가 많은 코스에서는 시계나 앱의 순간 페이스가 튈 수 있습니다. 순간 페이스가 갑자기 4분대나 8분대로 보인다고 해서 바로 속도를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평균 페이스나 랩 페이스를 보는 것이 더 안정적입니다.
코스와 바람도 영향을 줍니다. 오르막에서는 페이스가 느려지는 것이 정상이고, 맞바람이 강하면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날에는 페이스보다 체감강도와 심박을 기준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보 러너의 페이스 목표
초보 러너에게 가장 좋은 첫 목표는 30분 연속 달리기입니다. 페이스는 느려도 괜찮습니다. 8:00/km든 7:30/km든, 걷기를 섞든, 중요한 것은 몸이 달리기에 적응하는 것입니다. 30분을 편하게 달릴 수 있게 되면 그다음에 거리나 속도를 조금씩 늘리면 됩니다.
그다음 목표는 5km 완주입니다. 처음 5km를 달릴 때는 기록보다 완주가 중요합니다. 5km를 40분에 달려도 좋고, 35분에 달려도 좋습니다. 일단 5km를 꾸준히 달릴 수 있게 되면 페이스 감각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5km가 익숙해지면 10km 60분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10km 60분은 6:00/km 페이스입니다. 이 목표는 많은 러너에게 상징적인 기준처럼 느껴집니다. 다만 지금 10km를 70분에 달린다면 바로 60분을 노리기보다, 68분, 65분, 62분처럼 단계적으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부터 빠른 기록을 목표로 잡기보다 꾸준히 달리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러닝은 몇 번의 강한 훈련보다 몇 달 동안 쌓인 반복이 훨씬 큰 차이를 만듭니다.
5km 페이스 전략
5km는 짧아 보이지만 생각보다 힘든 거리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빠르게 뛰면 3km 이후에 급격히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5km 기록을 노릴 때도 페이스 배분이 중요합니다.
초보자는 첫 1km를 목표 페이스보다 약간 느리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풀리면 2~4km 구간에서 목표 페이스를 유지하고, 마지막 1km에서 힘이 남으면 조금 올리는 방식이 안정적입니다. 처음부터 전력으로 나가면 후반 페이스가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5km 훈련에서는 이지런과 짧은 인터벌이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400m 반복주, 1분 빠르게 달리기, 언덕 짧은 질주 같은 훈련을 조금씩 넣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은 여전히 쉬운 달리기입니다. 빠른 훈련만 반복하면 부상 위험이 커집니다.
5km 목표 페이스는 현재 기록을 기준으로 잡아야 합니다. 지금 5km를 32분에 달린다면 다음 목표를 30분으로 잡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25분을 바로 목표로 잡으면 훈련 강도가 너무 높아질 수 있습니다.
10km 페이스 전략
10km는 페이스 운영이 더 중요합니다. 초반에 욕심을 내면 후반 3km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10km 기록을 노릴 때는 처음 2km를 안정적으로 들어가고, 중반에 리듬을 유지하고, 마지막 2km에서 남은 힘을 쓰는 방식이 좋습니다.
10km 60분을 목표로 한다면 평균 6:00/km가 필요합니다. 처음 1km를 5:30으로 들어가면 기분은 좋지만, 후반에 6:30이나 7:00으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차라리 6:05, 6:00, 5:55처럼 조금씩 올리는 편이 기록에는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10km 훈련에서는 템포런이 큰 도움이 됩니다. 10분에서 20분 정도를 약간 힘든 페이스로 유지하는 훈련은 10km 후반을 버티는 힘을 만들어줍니다. 여기에 1km 반복주 같은 인터벌을 가끔 넣으면 목표 페이스 감각도 좋아집니다.
10km는 초보와 중급 러너 모두에게 좋은 기준 거리입니다. 너무 짧지도 않고, 너무 길지도 않아서 페이스 관리와 지구력을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하프마라톤 페이스 전략
하프마라톤은 21.0975km입니다. 10km보다 훨씬 길고, 풀마라톤보다는 부담이 적지만, 페이스를 잘못 잡으면 후반이 매우 힘들어집니다. 하프마라톤에서는 초반 5km를 어떻게 들어가느냐가 중요합니다.
하프마라톤 목표 페이스는 자신이 편하게 유지할 수 있는 페이스보다 약간 빠른 정도여야 합니다. 10km 기록만 보고 너무 공격적으로 잡으면 15km 이후에 크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하프는 후반 5km가 진짜 승부입니다.
하프 2시간을 목표로 한다면 평균 페이스는 약 5:41/km입니다. 이 페이스가 훈련 중 5km 정도는 편하게 유지되고, 10km 이상에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어야 합니다. 훈련에서 목표 페이스 구간주를 해보면 현실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하프마라톤 준비에서는 롱런이 중요합니다. 14km, 16km, 18km처럼 긴 거리를 천천히 달리며 몸을 적응시키고, 가끔 하프 목표 페이스를 짧게 섞어주면 좋습니다. 긴 거리를 모두 빠르게 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롱런을 너무 빠르게 하면 회복이 늦어집니다.
마라톤 페이스 전략
풀마라톤은 페이스 욕심을 가장 조심해야 하는 거리입니다. 42.195km는 초반에 조금만 무리해도 후반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마라톤에서는 “초반에 아낀 힘이 후반 기록을 만든다”는 말이 잘 맞습니다.
마라톤 목표 페이스는 훈련량과 롱런 경험을 바탕으로 잡아야 합니다. 10km 기록이 빠르다고 해서 곧바로 좋은 마라톤 기록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마라톤은 지구력, 에너지 보급, 근지구력, 페이스 감각이 모두 필요합니다.
풀마라톤 4시간 목표는 평균 약 5:41/km입니다. 하프 2시간과 같은 페이스지만, 거리 차이가 두 배라 난이도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페이스로 마라톤을 달리려면 긴 롱런과 충분한 주간 주행거리가 필요합니다.
마라톤에서는 초반 10km를 목표 페이스보다 약간 느리게 가는 것이 안전할 때가 많습니다. 중반에 리듬을 유지하고, 30km 이후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반에 기분이 좋다고 빠르게 달리면 35km 이후 걷게 될 수 있습니다.
페이스를 올리고 싶을 때
페이스를 올리고 싶다면 먼저 주 2~3회 이상 꾸준히 달리는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끔 한 번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쉬운 달리기를 꾸준히 쌓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몸이 달리기에 적응해야 빠른 훈련도 효과가 납니다.
그다음은 주간 거리와 시간을 조금씩 늘리는 것입니다. 갑자기 많이 늘리면 부상 위험이 커집니다. 20분 달리던 사람이 갑자기 60분을 자주 달리면 몸이 힘들어할 수 있습니다. 조금씩 늘리고, 몸 반응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속도 훈련은 기초가 생긴 뒤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가벼운 질주인 스트라이드, 짧은 인터벌, 템포런을 주 1회 정도 넣으면 페이스 감각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빠른 훈련 다음 날에는 쉬운 달리기나 휴식이 필요합니다.
근력운동도 도움이 됩니다. 스쿼트, 런지, 종아리 강화, 코어 운동은 러닝 자세와 부상 예방에 좋습니다. 페이스를 올리는 것은 심폐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리와 몸통이 충격을 견디는 능력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페이스가 정체될 때
러닝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페이스가 잘 늘지 않는 시기가 옵니다. 처음 몇 달은 금방 좋아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같은 페이스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이때 무조건 더 세게 달리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먼저 훈련 구성이 너무 단조로운지 봐야 합니다. 매번 같은 거리, 같은 코스, 같은 페이스로 달리면 몸이 적응해서 변화가 적을 수 있습니다. 이지런, 롱런, 템포런, 짧은 빠른 구간을 적절히 섞으면 자극이 달라집니다.
두 번째는 회복입니다. 피로가 쌓여 있으면 페이스가 오르지 않습니다. 잠이 부족하거나, 매번 너무 빠르게 달리거나, 쉬는 날 없이 계속 뛰면 몸이 무거워집니다. 쉬는 것도 훈련입니다.
세 번째는 체중과 근력, 자세입니다. 러닝 자세가 무너지거나, 착지가 불안정하거나, 코어가 약하면 에너지가 새는 느낌이 날 수 있습니다. 무리한 감량보다 꾸준한 근력운동과 충분한 식사가 더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네 번째는 날씨입니다. 여름에는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기온과 습도가 높으면 심박이 올라가고 체감강도가 커집니다. 더운 날 페이스가 느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여름에는 페이스보다 노력 강도를 기준으로 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러닝 페이스를 볼 때 주의할 점
러닝 페이스는 중요한 숫자지만, 너무 집착하면 러닝이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매번 기록을 비교하고, 매번 더 빨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지칩니다. 러닝은 컨디션이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습니다.
GPS 시계나 앱의 순간 페이스는 흔들릴 수 있습니다. 건물 사이, 지하도, 숲길, 커브가 많은 길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순간 페이스가 이상하게 튄다고 바로 속도를 바꾸지 말고, 1km 랩 페이스나 전체 평균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트레드밀 페이스와 야외 페이스도 다를 수 있습니다. 트레드밀에서는 바람 저항이 없고 바닥이 움직이기 때문에 야외와 체감이 다릅니다. 반대로 야외에서는 신호등, 사람, 코스 변화, 날씨가 영향을 줍니다. 둘을 너무 정확히 비교하려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남의 페이스와 내 페이스를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러닝 경력, 체중, 나이, 성별, 운동 경험, 훈련량이 모두 다릅니다. 중요한 것은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건강하게,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꾸준히 달리는 것입니다.
초보자 주간 훈련 예시
러닝을 처음 시작했다면 일주일에 3회 정도가 무난합니다. 예를 들어 화요일에는 20~30분 아주 편하게 달리고, 목요일에는 걷기와 달리기를 섞어 30분 움직이고, 주말에는 조금 더 긴 시간 천천히 달리는 식입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주 4회로 늘릴 수 있습니다. 이때도 대부분은 이지런으로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빠른 훈련은 주 1회 이하로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화요일 이지런, 목요일 짧은 템포 구간, 토요일 이지런, 일요일 롱런처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가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매일 전력으로 달리는 것입니다. 러닝 앱에서 기록이 잘 나오면 기분이 좋지만, 매번 그렇게 달리면 금방 피로가 쌓입니다. 페이스를 올리고 싶다면 쉬운 날을 제대로 쉽게 달려야 합니다.
훈련 후 몸 상태도 체크해야 합니다. 근육통은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찌릿한 통증이나 특정 부위 통증이 반복되면 쉬어야 합니다. 통증을 참고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은 좋은 훈련이 아닙니다.
러닝 페이스는 1km를 몇 분에 달리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입니다. 하지만 러닝을 잘하려면 하나의 페이스만 보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따라 페이스를 나누어야 합니다. 이지런은 편하게, 롱런은 오래 버틸 수 있게, 템포런은 지속 가능한 빠른 강도로, 인터벌은 짧고 강하게 달리는 식입니다.
초보 러너에게 가장 중요한 페이스는 빠른 페이스가 아니라 대화 가능한 페이스입니다. 숨이 너무 차지 않고, 다음 날 다시 달릴 수 있는 강도에서 꾸준히 달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렇게 기초가 쌓이면 나중에 템포런이나 인터벌을 넣었을 때 페이스가 자연스럽게 올라갑니다.
페이스를 볼 때는 심박과 체감강도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같은 페이스라도 더운 날, 언덕, 피곤한 날에는 훨씬 힘들 수 있습니다. 숫자에 맞춰 억지로 밀어붙이기보다 몸이 보내는 신호를 같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러닝은 빠른 사람만 즐기는 운동이 아닙니다. 8분 페이스로 달려도 러닝이고, 5분 페이스로 달려도 러닝입니다.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속도를 찾고, 부상 없이 오래 이어가는 것입니다. 페이스는 나를 평가하는 점수가 아니라, 더 건강하게 달리기 위한 안내표지로 쓰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잡담 > 생활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러닝 선글라스 총정리, 초보 러너가 고를 때 꼭 봐야 할 기준 (0) | 2026.06.21 |
|---|---|
| 러닝화 추천 총정리, 초보 러너부터 10km, 하프마라톤 준비까지 (0) | 2026.06.21 |
| 일본 워킹홀리데이 준비 총정리, 비자 신청부터 초기 정착까지 (0) | 2026.06.20 |
| 듀오링고로 언어공부하기 - 언어공부 앱으로 시험까지? (0) | 2026.06.20 |
| JLPT 급수별 난이도와 준비 전략, N5부터 N1까지 어떻게 공부할까 (0) | 2026.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