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에서는 단백질을 정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아니, 앞에서 계속 세포 이야기만 하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단백질??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결국 세포 내에 존재하면서 세포가 기능할 수 있는 이유는 단백질 때문이에요.
따라서 우리가 세포의 기능을 알고 싶다! 혹은 세포의 작동원리를 알고 싶다!
하면 단백질을 조사해봐야 해요.
일단 단백질을 조사하려면 세포 내에 있는 단백질을 꺼내는 작업이 필요하겠죠??
이를 위해서 말 그대로 세포를 깨부수는, 세포 파쇄(cell lysis) 과정을 진행해줄 수 있어요.
세포 파쇄를 하는 방법은 다양한데요!
삼투압을 이용한 물리적인 방법으로 세포를 펑 터뜨려벌리 수도 있고
계면활성제 같은 녀석들을 이용한 화학적인 방법으로 세포를 녹여버릴수도 있어요.
아무튼 이런 방법으로 세포를 터뜨리고 나면 우리는 세포 추출물(extract)를 얻을 수 있어요.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세포 내에는 단백질 말고도 탄수화물, 지질, 핵산과 같은 엄청나게 다양한 물질들이 들어있어요.
따라서 온갖 잡동사니들이 다 섞인채로 존재하는 extract로부터 단백질만을 정제(purification)해내는 단계가 필요한 것이죠.
extract를 정제해내기 위해 사용가능한 방법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바로 원심분리(centrifugation)와 크로마토크래피(chromatography)죠.
우선 원심분리부터 알아볼게요.
생물실험 경험이 좀 있다 하시는 분들은 위 그림에 나타나 있는 장비가 꽤나 익숙하실텐데요.
가운데 동그랗게 생긴 판을 보면 원둘레에 작은 구멍이 뽕뽕 뚫려있는데,
저 구멍 안에 작은 tube들을 넣고 신나게 돌려주는거예요.
요 녀석을 이용하면 속도 변화를 이용해서 서로 다른 물성을 가진 물질들을 분리해줄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이 녀석을 돌리게 되면,
핵(nuclei), 세포골격(cytoskeleton)
과 같은 녀석들이 바닥에 가라앉게 되고,
그보다는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이 녀석을 돌리게 되면,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 리소좀(lysosome), 퍼옥시좀(peroxisome)
과 같은 녀석들이 가라앉게 되고,
그보다도 더 빨리 돌리게 되면,
소낭(vesicle) 리보솜(ribosome)
과 같은 녀석들이 가라앉게 되는 거죠.
따라서 우리가 회전 속도를 달리해가면서 바닥에 가라앉는 녀석들을 취하면
cell extract 중 특정 성분만을 분리해낼 수가 있어요.
자, 그러면 도대체 이 방법으로 어떻게 단백질을 분리해내느냐??
결론부터 말하자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원심분리를 진행한 다음에, 가라앉지 않은 상층액(supernatant)을 취하면 되요.
위 그림에서 상층액(supernatant)이 진한 적색으로, 침전물(pellet)이 연한 색으로 표현되어 있어요.
이 중 상층액에 많은 수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어요.
그 이유는 단백질의 대부분에 물에 잘 용해되는, soluble한 성질을 가지기 때문에
아무리 빠른 속도로 원심분리를 진행시켜도 잘 가라앉지 않기 때문이죠.
물론 이건 매우 일반적이 이야기이고, 어떤 단백질의 경우에는 원심분리를 시키면 가라앉아버리는 경우도 있으니 실제로 특정 단백질을 분리하고자 한다면 상세한 protocol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요.
지금까지는 원심분리를 이용한 단백질 정제 방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보다 훨씬 직접적인, 아예 단백질 정제만을 위해 디자인된 실험 방법이 있어요.
그게 바로 column chromatography인데요.
흔히들 크로마토그래피 하면 어릴 때 종이를 물에 담궈서 사인펜 잉크를 분리하는 paper chromatography를 많이 떠올리실 것 같아요.
column chromatography도 paper chromatography와 기본 원리는 똑같은데,
다만 sample이 종이 대신 column을 통과해간다는 것이 차이점이에요.
딱 보시면 뭔지 아시겠죠? ㅋㅋㅋ 그냥 기다란 column에 sample 넣어주고 가라앉히는 거예요.
그런데 이 때 단백질의 종류에 따라서 이동 속도를 다르게 만들어줘야만 단백질을 따로따로 분리할 수 있겠죠?
요런 목적으로 바탕으로 만들어진 column chromatography 기법이 크게 3가지 정도 있어요.
각각에 대해서 알아보기 전에 3가지 방법 모두에서 공통적인 기본 컨셉을 알아두실 필요가 있어요.
바로
column 내에 가득 차 있는 ( )한 녀석을 이용해서 ( )한 단백질들을 분리해낸다
는 건데요. 이 때 column에 가득 차 있는 녀석을 matrix, 혹은 resin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이제 이 컵셉을 유념한 채로 각각의 기법들을 살펴볼게요.
1. ion exchange chromatography
요녀석은 이름에 전하를 띄는 녀석인 이온(ion) 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죠?
따라서 ion exchange chromatography는 단백질을 전하에 따라서 분리해주는 방법이에요.
이를 위해서 column 안에 특정 전하를 띄는 resin을 쫙 분포시켜놓아야 해요.
예를 들어 + 전하를 띄는 단백질을 분리하고자 한다! 하면 column에 - 전하를 띄는 resin를 분포시켜놓는 거죠.
그러면 + 전하를 띄는 단백질만 column에 붙잡혀서 남아있고, 나머지 녀석들은 다 아래로 떨어져 나가겠죠?
그 다음에 column 위쪽에 +, - 전하들 간의 결합을 상쇄시킬 수 있는 염을 넣어주면 단백질들이 우수수 분리되서 나오는 거죠.
2. gel filtration chromatography
이 방법을 이용하면 단백질을 크기에 따라서 분리해낼 수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위 그림에서 하늘색으로 그려져 있는 다공성의 resin을 사용해 줘야 해요.
이 resin에는 아주 작은 구멍들이 숭숭 뚫려있어서
작은 단백질 분자는 resin 내의 구멍을 통과해서 빠져나가고,
큰 단백질 분자는 resin 구멍을 통과하지 못한채 그냥 빠져나가게 되는 거죠.
그러면 결국 작은 녀석이 resin 내의 구멍을 하나하나 다 통과해가면서 떨어지니까 큰 녀석에 비해서 훨씬 더 늦게 떨어질 수 밖에 없겠죠?
요런식으로 단백질의 크기 별로 침강속도 차이를 만들어준 다음에
침강시간별로 다른 fraction에 통과한 sample을 모아주게 되면 size-selective하게 단백질을 분류, 정제할 수 있는 거죠.
3. affinity chromatography
이 방법에 사용되는 resin에는 분리하고자 하는 단백질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단백질이 붙어있어요.
예를 들어서 A랑 B가 결합하는게 알려져 있다!
한편 내가 cell lysis를 통해서 얻은 extract 중에서 A 단백질만을 정제하고 싶다!
이런 경우에 B 단백질이 coating된 resin을 사용해주면 되는거죠.
그러면 결국 resin에 coating된 B 단백질에 붙을 수 있는 A단백질만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남아있게 되겠죠.
그러면 이 때 A 단백질은 resin에 계속 붙어있을텐데 어떻게 얘들을 얻어내나요?
하고 궁금해하실수도 있는데요.
B 단백질에 경쟁적으로 붙을 수 있는 elution buffer를 넣어줘서 A 단백질을 밀어내버릴 수 있어요
그러면 elution buffer를 넣어준 그 시점에 A 단백질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이죠.
정리하자면,
ion exchange chromatography는 단백질을 전하에 따라 분리하고,
gel filtration chromatography는 단백질을 크기에 따라 분리하고,
affinity chromatography는 단백질을 특정 분자와의 상호작용 여부에 따라 분리하는 방법이다
정도를 기억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정제한 단백질을 분석(analyze)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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