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트에 이어 이번 포스트에서는 세포 배양과 관련된 초기 연구와 Hayflick limit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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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1881년 독일 생물학자 August Weissman은 시간이 지나면서 손상된 조직이 무한히 재생할 수 없기 때문에 죽음이 일어난다고 추측했어요. 그런데 1921년, 프랑스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외과의사인 Alexis Carrel은 배양된 모든 세포가 불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답니다. 다른 실험실에서 세포의 연속적인 복제가 유지되지 않았던 이유는 단지 최적의 배양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죠.
이런 개념은 Leonard Hayflick과 Paul Moorhead가 등장해 모든 배양 세포가 불멸이라는 생각을 뒤집기 전까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졌어요. 뒤돌아보면, Carrel의 팀이 실험 과정에서 종양 바이러스로 세포를 오염시키거나, 여과되지 않은 병아리 배아 추출물을 사용해 배양 중인 세포를 무의식적으로 계속 보충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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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rel의 연구 결과가 어찌 되었든, Hayflick의 발견은 세포 노화, 즉 우리가 Hayflick limit이라고 부르는 현상에 대한 연구를 불러일으켰어요. 기본적인 Hayflick limit의 개념은 지금까지도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었어요. 예를 들어, Harry Rubin은 인간 섬유아세포의 제한된 분열 횟수가 단순히 세포 배양 환경에서 세포가 복제 중에 쌓아온 손상 때문이라는 인위적 결과라고 주장했어요.
사실, Hayflick과 Rubin 모두 어느 정도 옳았어요.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혹독한 세포 배양 환경이 조기 노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텔로미어의 서열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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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상보적인 염기쌍으로 구성된 이중나선이 어떻게 유전물질을 복제하고 세대 간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과학자들이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DNA 복제의 생화학적 연구는 선형 염색체의 끝부분에서 특정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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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복제 효소가 딸가닥을 합성하려면 자유로운 3'-하이드록실기를 가진 폴리뉴클레오타이드 프라이머가 필요한데, 이 때문에 선형 DNA의 끝부분을 완전히 복제하는 것이 어려워졌죠. 이러한 문제를 ‘말단 복제 문제(end replication problem)’라고 하며, 1972년 James Watson에 의해 제안되었어요. 이 복제 문제는 염색체 끝부분에서 유전 정보가 손실될 수 있다는 가설로 이어졌고, 텔로미어 길이와 세포 노화, 암 생물학의 조절에 대해 연결된 중요한 질문이 되었답니다.
말단 복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텔로미어의 분자적 구조를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었어요. 텔로미어는 섬모충 Tetrahymena thermophila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그 후 효모의 텔로미어도 밝혀졌어요. 특히 T. thermophila의 염색체 끝부분은 20-70회에 걸친 GC가 풍부한 헥사뉴클레오타이드 반복 서열로 이루어져 있었죠. 이후 다양한 진핵생물에서 텔로미어 서열과 구조가 밝혀졌으며, 1988년에는 인간의 텔로미어에서 5'-TTAGGG-3' 반복 서열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이 서열은 90개 이상의 진핵생물, 특히 모든 포유류에서 보존되고 있었죠.
텔로미어 서열의 보존된 구조는 생물 종 간에 보존된 기능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어요. 텔로미어 DNA가 핵산분해효소로부터 보호되는 것으로 보아, 특정 단백질이 텔로미어 DNA와 결합하거나 포장하는 데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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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Prescott의 팀은 Oxytricha nova에서 3' G가 풍부한 단일가닥 오버행에 강하게 결합하는 텔로미어 결합 단백질(TEBP)을 발견했어요. 이후 이 단백질은 출아효모의 Cdc13, 사람의 POT1 등과 유사한 기능을 가진 단백질로 밝혀졌어요. 출아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에서 Rap1이라는 단백질이 이중가닥 텔로미어 DNA에 결합하는 것이 처음으로 발견되었어요. 이 단백질은 원래 전사 조절자로 알려져 있었으나, 텔로미어와의 결합을 통해 세포 내 다른 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도 텔로미어 구조와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어요.
Rap1의 텔로미어 결합은 텔로미어 길이를 조절하는 음성 조절자로 작용했으며, 텔로미어에 결합한 Rap1 분자의 수가 일종의 시로서 텔로미어 길이를 조절하는 방식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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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포유류에서 텔로미어 DNA에 결합하고 관련된 여러 단백질이 발견되었으며, 이들은 shelterin 단백질 복합체로 불리게 되었어요. 단일가닥 텔로미어 결합 단백질 POT1과 이중가닥 텔로미어 서열에 결합하는 TRF1, TRF2가 TIN2, ACD(TPP1), RAP1 등과 함께 6개의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하여 포유류 염색체 끝을 보호하고 텔로미어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죠. 이 단백질들은 단일가닥 텔로미어가 이중가닥 텔로미어 반복 서열에 침입하여 t-loop을 형성하게 함으로써(위 그림 B), 유전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노출된 자유 말단이 없도록 보호하는 데 기여해요. 이 구조는 유전체의 무결성을 유지하고 염색체의 끝부분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요.
Hayflick과 Olovnikov이 복제성 노화에 대한 '카운팅 메커니즘'을 제안했지만, 그 분자적 메커니즘은 한참 뒤에야 밝혀졌어요. 1984년, Shampay 등은 효모 텔로미어 DNA에 작용하는 효소가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는데, 이는 McClintock이 옥수수에서 손상된 말단을 제대로 복구하지 못하는 종에서 비슷한 현상을 관찰한 것과 유사했죠. 이후 1989년에는 효모 유전학을 활용해 Lundblad와 Szostak이 출아효모에서 ‘ever shortening telomere(EST)’라는 표현형을 발견했고, 이 현상이 세포의 노화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었어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본격적으로 telomerase의 발견에 대해 다루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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