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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로미어] 2 : T-loop, shelterin, telomerase 발현조절

단세포가 되고파 2023. 12. 17.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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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트에 이어 이번 포스트에서는 보다 더 자세하게 telomere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진핵생물, 그 중에서도 mammalian(포유류)이 가지는 telomere는 TTAGGG가 여러번 반복된 DNA 서열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때 telomere 서열이 DNA 끝단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이 서열이 그냥 아무런 보호 없이 존재하고 있다면 세포의 관점에서 이는 마치 DNA가 싹둑 잘린 것과 같이 인식되어버릴 수 있어요.

 

 

 

 

 

 

원래 세포는 위와 같이 이중가닥 DNA가 절단될 시, 이를 인식하고 수선하는 다양한 기작을 가지고 있어요.

 

 

이 기작은 DNA에 가해진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지만, telomere와 같이 DNA 끝단에 존재하는 서열들의 경우 이 기작들 때문에 인식되어 버릴 수 있어요. (그럴 시 원래 전혀 연결되어서는 안될 다른 DNA들과 강제로 연결되어버리는 등의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겠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 telomere는 t-loop라고 불리는, 올가미(lariat)와 비슷한 모양의 구조를 형성해요.

 

 

 

 

 

 

T-loop의 구조를 보면 실제로 2중가닥 DNA의 끝부분 말단이 가운데의 DNA 서열 내부에 말려들어가 있어 외부로의 DNA 말단 노출을 방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 때 아주 흥미롭게도 이 구조의 형성을 도와주는 다양한 단백질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shelterin(쉘터린)이에요.

 

 

이들이 어떤 식으로 T-loop formation에 기여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차후에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할게요.

 

 

 

 

 

 

 

한편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거서럼 telomere는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서 계속 짧아지게 되는데, 이는 DNA 합성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oxidative damage(산화 스트레스), exonucleolytic processing (DNA 말단의 추가적인 절단), 그리고 다른 요인들에 의해 일어날 수 있어요.

 

 

 

이 때 이런 telomere의 짧아짐 덕분에 세포 성장에 어느정도 제한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바로 우리를 포함한 오래 사는 동물들에서 모든 세포가 암이 되어버리지 않게 막아주는 기작 중 하나일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만약 모든 세포가 무한정 긴 telomere를 가지고 있다면 우리 몸의 모든 세포들은 수많은 분열과정에서 얻은 돌연변이들을 다 가진 채 살아남아 결국 암이 되어버릴수도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세포들에서는 이 telomere의 짧아짐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돌연변이가 획득되기도 하고, 그 결과 암이 발생할 수 있어요.

 

 

우선 85-90%의 암에서는 telomerase라고 불리는, telomere의 합성을 위해 필요한 효소의 발현을 담당하는 유전자인 TERT(telomerease reverse transcriptase) 유전자가 과발현되어있어요. 그 밖에, 10-15%의 암에서는 ALT(alternative lengthening of telomeres)라는 기작과 관련된 DNA 재조합 경로(DNA recombination pathway)가 활성화됨으로써 telomere의 길이를 길게 유지하게 되기도 해요.

 

 

TERT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TERT 단백질은 telomerease RNA component(TERC)라고 하는 다른 핵심적인 인자와 결합해서 복합체를 만들고, 그 밖에 dyskerin(DKC1), TCAB1, NHP2, NOP10, GAR1과 같은 추가적인 단백질들과도 결합해요.

 

 

 

 

 

암이 아닌 정상적인 사람에서는, telomerase가 발생 초기에 매우 활성화되어 있지만, 점차적으로 TERT 유전자의 발현이 침묵(silence)되게 되고 성인에서는 거의 활성이 관찰되지 않아요.

 

 

이 때 TERT 유전자의 침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으며, 그 중 TERT 유전자에 일어나는 alternative splicing(대체스플라이싱)이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기작이에요. 그 밖에도 TERT의 프로모터(promoter)에 일어나는 돌연변이, 혹은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TERT 유전자의 침묵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되고 있어요.

 

 

(alternative splicing, promoter 등에 대한 내용은 본 블로그의 분자생물학, 유전학 파트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으니 보다 자세한 이해를 원하신다면 블로그 내 검색을 통해 관련 포스트를 찾아보시길 추천드려요!)

 

 

 

 

 

또한 telomere의 길이는 sensescence(노화)를 나타내주는 중요한 생물지표(biomarker)이기도 해요. 그러나, 지금까지의 대부분의 관측들은 여러 세포들에서의 telomere 길이를 평균낸 값을 측정하여 이를 젊은 사람과 노화한 사람 사이에서 비교한 것이기 때문에, 노화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몸의 모든 개별적인 세포들이 다 매우 짧은 telomere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다음 포스트에서는 telomere 연구와 관련된 대략적인 역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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