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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퍼(CRISPR) 생물학] 3 - CRISPR/Cas9 (3세대 유전자 가위)

단세포가 되고파 2022. 10. 10.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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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에서는 3세대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에 대해 설명해볼게요.

 

 

 

위 그림에는 CRISPR 생물학와 관련된 발전의 계보도가 나타나 있어요. 보면 CRISPR 생물학과 함께 genome editing(유전자 편집)과 관련된 기술도 지속적으로 발전해왔음을 알 수 있죠.

 

 

CRISPR는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인데요, 원래 CRISPR는 세균들이 가지고 있는 면역 시스템으로, bacteriophage(세균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의 일종)의 DNA 일부를 세균이 저장하고 있게끔 하다가, 다시 동일한 정보의 바이러스가 침입할 시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할 수 있게끔 하는 식으로 작동해요.

 

 

 

위 그림은 실제로 세균이 가지고 있는 CRISPR/Cas 면역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어요.

 

보면 우선 처음에 세균으로 감염된 바이러스가 가지는 viral DNA들이 위 그림 오른쪽과 같이 박테리아 내부의 특정한 반복서열(palindromic repeat) 사이사이에 spacer라는 형태로 저장되어 있어요. 그러다가 이 녀석이 결국에는 mRNA로 발현되게 되는데요. 이후 RNase III라는 일종의 가위 역할을 하는 녀석이 mRNA 서열을 잘라주게 되면 비로소 CRISPR RNA, 즉 crRNA라는 녀석이 만들어져요.

 

이후 이 crRNA는 세균 자체가 가지는 tracer RNA, Cas9 단백질과 상호작용하게 되는데, 이 때 흥미롭게도 crRNA는 바이러스의 viral DNA 정보를 다 가지고 있는 RNA이기 때문에, 만약에 외부로부터 다시 viral DNA가 들어오게 되면 이 viral DNA와 crRNA 서열은 서로 상보적으로 결합할 수 있겠죠? 그럴 시 이 결합에 의해 Cas9 protein이 crRNA에 의해 인지된 viral RNA를 조각내서 파괴해버리게 되는거죠. (즉, 이 방식은 한번 들어온 viral DNA가 이후 다시 들어왔을 때 작동하게 되는 적응면역 시스템이에요)

 

 

 

위 그림 왼쪽이 실제로 세균 내에서 작용하는 시스템을 보여주고 있어요. 보면 crRNA(target DNA와 결합)가 일단 tracer RNA(trans-activating crispr RNA)와 결합하고, 이어서 tracer RNA에 Cas9이 결합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Cas9이 cr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부분을 잘라버리는 식으로 작동해요. 즉, crRNA가 우선 타겟 DNA와 결합하고, 이 crRNA가 tracer RNA와 결합하면, tracer RNA에 의해 최종적으로 Cas9 단백질이 crRNA가 인식한 부분으로 와서 그 부분을 잘라버리게 되는거죠.

 

 

그런데 연구자들이 박테리아가 가지고 있는 이 시스템을 모방해서 위 그림 오른쪽과 같이 crRNA와 tracerRNA를 linker loop라는 서열로 이어버린 sgRNA를 만들어내요. (즉, sgRNA 안에는 crRNA와 tracer RNA가 함께 존재하는거죠) 이로써 사용이 더 용이해진 이 sgRNA와, Cas9 단백질을 사용해 줄 시 실제로 sgRNA 5'에 있는 20nt(20 뉴클레오타이드, 즉 염기 20개) 길이의 서열과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부위를 Cas9으로 절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어요.

 

 

 

위 그림은 실제로 sgRNA의 구조 등에 대해 자세히 나타내주고 있어요. 보면 일단 crRNA, tracer RNA가 결합된 형태로 존재하는 sgRNA가 아래쪽에 보이고요. 이에 더해서, 흥미롭게도 Cas9은 sgRNA가 있는 곳 어디든 다 잘라내는 것이 아니라, 타겟 DNA 중에 PAM이라고 불리는 특정 서열이 있는 녀석만 잘라주는 활성을 가지고 있어요.

 

Cas9이 PAM이라는 서열을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이유는, 원래 세균에서 이 시스템이 사용될 때, 세균의 DNA는 그대로 두고 오로지 바이러스의 DNA만 잘라내야 하기 때문인데요. 우연히 crRNA 서열과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세균의 서열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서열에는 PAM이 없어서 Cas9이 자르지 않는 반면, 바이러스 DNA에는 PAM sequence가 있기 때문에 잘라줄 수 있는거죠.

 

그런데 결국 우리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우리가 원하는 서열을 잘라주고자 하기 때문에, Cas9이 잘라주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PAM 서열이 있는 부분을 먼저 찾아야 해요. 즉, Cas9으로 어떤 부분을 잘라주고자 할 때, 모든 곳을 다 자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PAM 서열이 있는 부분만을 잘라줄 수 있어요.(구체적으로는 그림에도 나타나 있는 것처럼 PAM 서열로부터 3개 염기 앞에 해당하는 부분이 잘려나가요)

 

 

이 3세대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공로로 위 그림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2020년에 두 명의 과학자에게 노벨 화학상이 수여되었어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CRISPR의 기본적인 작동원리에 대해 알아봤어요.

 

 

 

보다 더 자세한 CRISPR의 작동원리, CRISPR의 활용방안 등에 대해서는 이후 포스트에서 하나하나 심도있게 다뤄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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