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생물학] 3.4 : 막단백질의 추출, 정제, 막단백질의 막유동성
이번 포스트에서는 간단히 막단백질의 추출, 정제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더불어 단백질의 막유동성에 대해 알아볼게요.
1. 막단백질의 추출, 정제
이전 포스트를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예전에 '단백질의 추출, 정제'에 대해서 다뤘던 적이 있어요.
2020/12/18 - [전공자를 위한 생물학/세포생물학] - [세포생물학] 1.2 : 단백질의 정제 - 원심분리 & 크로마토그래피
[세포생물학] 1.2 : 단백질의 정제 - 원심분리 & 크로마토그래피
이번 포스트에서는 단백질을 정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아니, 앞에서 계속 세포 이야기만 하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단백질??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결국 세포 내에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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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그 자체의 정제에 대해 알아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위 포스트를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고..ㅎㅎ
이번 포스트에서는 특히 막단백질을 어떻게 추출, 정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게요.
일단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왜 이런 짓을 하는지에 대해서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겠죠?
사실 이유는 간단한데요. 막단백질이 도대체 어떤 놈인지 잘 알아보기 위해서예요!
세포막에는 수많은 막단백질이 있는데, 이들을 세포막에 있는 그 상태로는 제대로 관찰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이들을 막에서부터 따로 분리해낸 다음에, 이제 앞서 설명했던 것과 같은 각종 단백질 분석법을 사용해 단백질의 정체를 밝히는 거죠.
자,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세포막에서 막단백질을 분리해낼 수 있느냐...
이 때 사용하는 녀석이 바로 계면활성제(detergent)예요.
가장 대표적인 detergent는 SDS(sodium Dodecyl Sulfate), Triton X-100, β-octylglucoside가 있어요.
자 이때 꼭 기억해두셔야 하는 계면활성제의 성질이 있는데요. 바로 이 녀석들도 마치 인지질처럼 양친매성을 띈다는 거에요.
양친매성의 의미가 이해되지 않으신다면 이전 포스트를 참고해주시고요 ㅎㅎ
아무튼 이 녀석은 양친매성을 띄기 때문에 처음에는 걍 자기들끼리 둥둥 떠다니지만 농도가 높아지면 서서히 자기들끼리 뭉쳐지면서 마치 앞서 인지질이 형성하던 micelle과 비슷한 구조를 형성해요.
아니, 근데 이 성질이랑 세포막 단백질의 분리랑 도대체 무슨 상관입니까...
위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은데요.
위 그림 왼쪽과 같이 적은 농도의 계면활성제를 넣어준 경우에는 그냥 이 녀석이 세포막에 있는 인지질 사이에 조금씩 끼어들어가는 정도의 일이 일어나요. (계면활성제가 양친매성인걸 고려하면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그런데 만약 엄청 많은 양의 계면활성제를 넣어주게 되면 위 그림 오른쪽처럼 세포막 자체가 해리되고, 조각조각으로 분해되면서 단백질들과 계면활성제가 만나 형성된 수많은 작은 복합체들이 얻어지게 되는거죠.
(참고로 이 때 위 그림 오른쪽과 같은 일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최소한의 계면활성제 농도를 CMC라고 불러요)
자... 암튼 이런 식으로 계면활성제+막단백질로 이루어진 작은 복합체들을 얻었다!
그러면 이제 이 단백질들에서 계면활성제만 제거해주면 막단백질 그 자체를 얻을 수 있겠죠?
이렇게 해서 얻은 막단백질 자체를 x-ray crystallography, NMR 등의 방법으로 분석할 시 이 녀석의 구조 정보를 알아낼 수 있어요.
그 밖에 이렇게 분리된 단백질들을 종류별로 나눈 뒤, 한 종류의 막단백질만 뽑아서 다시 인지질과 함께 수용액상에 넣어주게 되면 한 종류의 막단백질로만 이루어진 liposome을 얻을 수 있겠죠? 이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liposome을 이용해서 막단백질의 기능에 대한 연구도 수행할 수 있어요.
2. 단백질의 막유동성
이제 다음으로 막단백질의 막유동성에 대해 알아볼게요.
앞서 세포막을 이루고 있는 인지질들이 엄청나게 활발하게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봤었죠?
단백질도 마찬가지예요. 결국 단백질은 인지질들 사이에 끼어들어가 있는 녀석이기 때문에 인지질이 움직이면 단백질도 같이 움직이겠죠? (바다 위에 떠있는 부표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실제로 세포막에 존재하는 막단백질들이 활발히 이동한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위 그림과 같은 실험을 수행할 수 있어요.
일단 한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 모두를 빨간색으로 염색해요. (왼쪽 위)
한편 다른 한 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단백질 모두를 녹색으로 염색해요. (왼쪽 아래)
이런 상태에서 이 두 세포막을 합쳐주면(cell fusion) 처음에는 위 그림 중간에 나와있는 것처럼 가운데를 경계로 한쪽은 빨간색, 나머지 다른 한 쪽은 녹색으로 염색되겠죠?
이런 상황에서 시간이 지난 뒤 막을 다시 관찰해보면 위 그림 오른쪽과 같이 빨간색, 녹색으로 염색된 단백질들이 마구 섞여있는 걸 알 수 있어요.
이를 통해 시간 경과에 따라 위쪽에 있던 단백질들은 아래쪽으로, 아래쪽에 있던 단백질들은 위쪽으로 이동해갔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자...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막단백질들이 세포막 전체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우리도 세계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다고는 하지만, 특수한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북한으로는 갈 수 없죠?
막단백질도 마찬가지로 벗어나지 못하는 특정 영역이 있을 수 있어요.
이런 영역이 생길 수 있는 크게 4가지의 원인이 있는데요. 지금부터 하나하나 간단히 살펴볼게요.
1) self-assembly
비슷한, 혹은 똑같은 단백질끼리 서로 뭉쳐서 조립되어있다 보니, 움직임에 제한이 생겨서 특정 영역 하에서만 돌아다니게 될 수 있어요.
2. assmbly of macromolecules (inside)
세포 안쪽편에 존재하는 거대 분자 부분에 막단백질이 붙어있다 보니 마음대로 이동하지 못하게 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위 그림에 갈색+검은색 띠로 나타나 있는 spectrin이라는 녀석에 의해 막단백질이 고정되어있는 경우에요. (spectrin은 세포골격의 일종으로 적혈구에 존재해요)
위 그림을 보면 딱 봐도 세포막 단백질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하고 거의 고정되어 있을거라는 것을 알 수 있죠?
참고로 spectrin처럼 단백질을 특정 부위에서만 존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녀석들을 통틀어서 cortex라고도 불러요.
3) assembly of macromolecules (outside)
이 경우 2번과 거의 유사한데요. 이번에는 고정시키는 어떤 거대분자가 세포 바깥에 존재하는 것이 차이점이에요. 대표적인 예로 상피세포 사이에 형성되어있는 tight junction이 있어요.
위 그림에서 녹색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 tight junction인데요. 보시면 tight junction에 의해서 사이사이의 단백질들은 그 안쪽 영역에서만 머물 수 있어요. (tight junction이 일종의 펜스 역할을 하는거죠)
4) interaction with proteins on another cell
마지막으로 다른 세포와 결합(혹은 상호작용)할 때 특정 막단백질이 사용되는 경우에는 세포-세포 결합부위 사이에 단백질이 꼭 끼어있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이 단백질이 다른 곳으로 갈 수 없게 될 수 있어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막단백질의 분리, 정제, 그리고 막단백질의 막유동성에 대해 알아봤어요.
다음 포스트부터는 이제 본격적으로 세포막을 통해 일어나는 각종 물질들의 수송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