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 6편 : NHEJ란? CRISPR 실험에서 유전자를 깨뜨릴 때 사용하는 메커니즘
CRISPR-Cas9 실험을 할 때, Cas9이 DNA를 잘라주는 건 많이들 알고 계시죠?
그런데 그 다음은 어떻게 될까요? DNA가 잘리면 세포는 이 손상을 그냥 두지 않아요. 무조건 고치려고 해요. 이때 작동하는 DNA 복구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NHEJ(Non-Homologous End Joining)이에요.
이름부터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원리는 아주 단순해요. 말 그대로 '상동성이 없는 상태에서 DNA 끝을 그냥 붙여버리는' 방식이에요.
NHEJ는 어떻게 작동하나요?
Cas9이 이중 가닥 DNA(double-stranded DNA)를 잘라내면, 그 자리에 뾰족한 DNA 끝들이 남아요. 세포는 이를 빠르게 수리하기 위해 DNA 끝을 다듬고, 아무 서열 정보 없이 직접 붙여버리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요. 이게 바로 NHEJ예요.
이 과정은 빠르고 간단하지만, 정확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어요. 수리하는 도중에 몇 개의 염기가 없어지거나, 이상한 염기가 추가되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요. 이를 인델(indel, 삽입 혹은 결실)이라고 해요. 이런 인델이 유전자 코딩 영역 안에서 일어나면, 단백질이 망가지거나 아예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NHEJ는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하고자 할 때, 아주 유용하게 쓰여요.
그럼 언제 NHEJ를 사용하나요?
유전자 제거(knockout) 실험이 가장 대표적이에요. 어떤 유전자가 특정 세포 기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고 싶을 때, 그 유전자를 일부러 깨뜨려서 관찰하는 방식이죠. 이때 gRNA를 해당 유전자 부위에 맞게 설계하고 Cas9을 함께 세포에 도입하면, DNA가 잘린 뒤 NHEJ가 일어나고 그 결과로 염기 서열이 엉망이 되거나 프레임이 틀어지게 돼요. 결국 그 유전자는 더 이상 정상적으로 발현되지 않게 되는 거죠.
이 방식은 HDR처럼 복잡한 템플릿 DNA가 필요 없고, NHEJ는 거의 모든 세포에서 매우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실험이 간편하고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요.
NHEJ는 완벽한 방법일까요?
그렇지는 않아요. NHEJ는 예측 불가능한 방식으로 DNA를 수리하기 때문에, 어떤 인델이 생길지 알 수 없어요. 어떤 경우는 단백질이 망가질 정도로 잘 잘렸지만, 또 어떤 경우는 기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살짝만 변형된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실험 후에는 꼭 PCR과 시퀀싱을 통해 어떤 변이가 생겼는지 확인해야 해요.
또한, 같은 gRNA를 사용해도 서로 다른 클론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다양한 클론을 확보하고 비교 분석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요.
최근에는 NHEJ도 정밀하게 다루려는 시도들이 있어요
흥미롭게도, 최근에는 이 NHEJ를 더 정교하게 활용하는 기술도 생겨나고 있어요. 예를 들어 MMEJ(Microhomology-Mediated End Joining) 같은 방식은 아주 짧은 상동 서열을 이용하는데, 이를 이용해 보다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DNA를 연결하고자 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어요. 또는 특정 서열을 끼워 넣는 insertion 기반의 Knock-in 실험도 NHEJ를 활용하기도 해요. 특히 HDR이 잘 안 되는 세포에서는 이 방법들이 더 실용적일 수 있어요.
NHEJ는 CRISPR 유전자 편집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DNA 복구 메커니즘이에요. 빠르고 효율적이며, 특별한 템플릿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매우 실용적이죠. 물론 원하는 방식으로 정확히 편집하는 건 어렵지만, 유전자의 기능을 제거하는 용도라면 이만한 방법도 없어요.
앞으로 유전자 기능을 분석하는 실험을 계획 중이라면, NHEJ 기반 knockout 전략도 꼭 고려해보세요. 실험을 단순하게 시작하고, 결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