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 5편 : HDR 효율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서 이야기했듯이, HDR은 정확한 유전자 교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멋진 시스템이지만, 실제 실험에서의 효율은 그렇게 높지 않아요. 특히 NHEJ 경로가 더 우세하게 작동하는 세포들에서는 원하는 교정이 잘 일어나지 않기도 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HDR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어요.
1. NHEJ 경로 억제
HDR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NHEJ 경로를 잠시 꺼주는 게 좋아요. 왜냐하면, Cas9이 DNA를 자른 직후, 세포는 반사적으로 NHEJ부터 가동하려 하거든요.

이를 막기 위해 실험실에서는 DNA-PKcs 같은 NHEJ 관련 단백질을 억제하는 약물(예: Scr7)을 사용하기도 해요. 이렇게 하면 세포가 HDR 쪽 경로를 선택할 확률이 조금 더 높아져요.
2. 템플릿 DNA의 형태와 길이 조절

템플릿 DNA는 ssODN(single-stranded oligodeoxynucleotide) 형태로도 많이 사용돼요. 특히 염기 하나만 바꾸는 단일 염기 교정(single nucleotide editing) 같은 실험에서는 ssODN이 효과적이에요.
보통 삽입하고자 하는 중심 염기 주변에 50~100bp 길이의 상동 팔을 양쪽에 붙여서 사용해요. 간단한 교정에는 이 방식이 효율도 좋고, 세포에 넣기도 쉬워서 많이 활용되죠.
만약 더 긴 서열을 삽입하고 싶다면, 이중 가닥 DNA(double-stranded DNA)를 사용해야 해요. 이 경우에는 상동 팔을 500bp 이상으로 길게 잡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3. 세포 주기 조절
HDR은 세포 주기 중 S기와 G2기에 가장 활발하게 작동한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실험 전에 세포를 이 시기로 유도하거나, 동기화(synchronization)시키는 약물을 사용해서 HDR 효율을 높이는 경우도 있어요. 예를 들어 thymidine을 사용해서 세포를 S기에 멈춰두는 식이에요.
4. Cas9을 바꿔서 더 정교하게 사용

일반 Cas9은 이중 가닥을 깨끗하게 절단하는데요, 이를 조금 약하게 바꾼 Cas9 nickase라는 변형도 있어요. 이 효소는 DNA 한 가닥만 자르기 때문에, off-target 효과를 줄이고 HDR 경로를 더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해요. 특히 두 개의 gRNA를 짝지어 사용해서 타깃 정확도를 높이는 전략이 자주 사용돼요.
5. HDR 유도 단백질을 함께 사용
최근에는 HDR을 유도하는 단백질이나 인자를 Cas9과 함께 전달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Rad51이나 CtIP 같은 DNA 복구에 관련된 단백질을 함께 발현시켜서 HDR 비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이에요. 이런 기술들은 아직 널리 상용화된 건 아니지만, 연구에서는 점점 더 많이 시도되고 있어요.
실험에서 HDR을 언제 활용하면 좋을까?
HDR은 유전자 삽입(knock-in), 리포터 태그 삽입, 단일 염기 교정 등 정확한 유전자 편집이 필요한 경우에 정말 유용해요. 예를 들어, 형광 단백질을 특정 유전자에 붙이거나, 유전 질환 모델에서 돌연변이를 정확히 재현하는 데 사용되죠. 반면, 단순히 유전자를 깨뜨리는 실험에는 NHEJ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어요.
CRISPR 기술이 발전하면서 HDR도 점점 더 정교하게, 더 효율적으로 활용되고 있어요. 아직까지는 NHEJ보다 효율이 낮고 까다로운 편이지만, 이런 보조 전략들을 잘 활용하면 성공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어요.
실험을 설계할 때, 단순히 gRNA와 Cas9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HDR을 위한 조건도 함께 고려해보세요. 그러면 여러분이 원하는 '정확한 유전자 편집'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