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퍼] 4편 : DNA의 정확한 교정을 가능하게 해주는 방법, HDR
CRISPR 실험에서 DNA를 자른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죠?
Cas9이라는 효소가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잘라내면, 세포는 이 상처를 고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요. 그중 하나가 바로 HDR(Homology-Directed Repair)이라는 방식인데요, 이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 서열을 정확히 넣고 싶은 실험에서 꼭 필요한 메커니즘이에요.
HDR은 무엇일까?
세포는 DNA가 손상되면 무조건 고치려고 해요. CRISPR-Cas9 시스템이 DNA를 잘라놓으면, 세포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서 그 상처를 복구해요.
첫 번째는 NHEJ(Non-Homologous End Joining)라는 방식인데, 이건 말 그대로 아무 유사성도 없는 상태에서 자른 부위를 그냥 붙여버리는 거예요. 빠르긴 하지만 부정확해서 염기 서열이 날아가거나 추가되는 일이 자주 일어나요. 그래서 주로 유전자를 '깨뜨릴' 때 이용하죠.
반면 HDR(Homology-Directed Repair)은 이름 그대로 '상동성(유사한 서열)'을 바탕으로 복구를 해요. 우리가 원하는 서열이 들어간 템플릿 DNA(donor DNA)을 세포에 같이 넣어주면, 세포가 이 서열을 참고해서 잘라진 DNA를 정교하게 고쳐줘요.
예를 들어, 특정 유전자의 염기 하나를 다른 걸로 바꾸거나, 새로운 유전자 조각을 삽입할 수 있죠. 그래서 HDR은 유전자 교정(gene correction)이나 낙인(knock-in) 실험에 자주 사용돼요.
HDR을 실험에서 제대로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템플릿 DNA의 설계가 매우 중요해요. 보통은 우리가 삽입하고 싶은 유전자 조각(삽입 부위)을 중심으로, 양쪽에 상동 팔(homology arms)이라는 유사 서열을 붙여요.
이 상동 팔이 실제 유전체에서 자른 부위와 유사해야 세포가 HDR 메커니즘을 활성화할 수 있거든요. 이 팔의 길이는 보통 각각 50~1000bp까지 다양하게 설계되고, 실험 목적에 따라 조절돼요.
둘째, 세포의 HDR 활성화 시점을 잘 맞춰야 해요. HDR은 세포 주기 중에서도 S기와 G2기, 즉 DNA를 복제하거나 복제한 직후에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요. 그래서 이 시기를 노려 실험을 설계하거나, 세포를 특정 주기에 정지시켜 HDR을 촉진하는 경우도 있어요.
셋째, Cas9과 템플릿 DNA를 함께 잘 전달하는 방법도 중요하죠. 리피드 트랜스펙션, 전기천공, 바이럴 벡터 등 여러 방식이 사용돼요. 실험 목적이나 세포 종류에 따라 적절한 전달법을 선택해야 해요.
이처럼 HDR은 우리가 원하는 유전자 조각을 정확하게 세포 안에 넣어주는 매우 강력한 도구예요. 하지만 NHEJ보다 효율이 낮고, 조건이 까다롭다는 단점도 있어요. 그래서 실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보조 전략들도 함께 사용되곤 해요.
다음 편에서는 HDR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기 위한 전략들, 예를 들어 NHEJ 억제제, ssODN(single-stranded donor) 활용, 그리고 동물 모델에서의 HDR 적용 예시까지 자세히 소개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