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은근히 자주 등장하는 동네가 있어요.

바로 나가사키현 북쪽에 있는 하사미(波佐見)예요.
후쿠오카나 나가사키처럼 유명한 관광도시는 아니지만, 일본 그릇이나 도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이죠.
실제로 일본 그릇을 검색하다 보면 하사미 포슬린(Hasami Porcelain), 마루히로(Maruhiro), 하쿠산도기(Hakusan Toki) 같은 브랜드를 어렵지 않게 만나게 돼요.
요즘 감성 카페나 인테리어 사진에서도 자주 보이는 그릇들인데, 그 시작점이 바로 이 작은 마을이에요.
일본 도자기 좋아한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하사미

하사미는 나가사키현과 사가현 경계에 있는 작은 마을이에요.
그리고 일본 도자기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하고요.
가까운 곳에 아리타가 있어서 두 지역이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에도시대부터 수백 년 동안 도자기를 만들어 온 지역이라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도 "도자기 보러 간다" 하면 하사미와 아리타를 함께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하사미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된 전통 때문만은 아니에요.
요즘 하사미 그릇을 보면 꽤 현대적인 느낌이 강하거든요.
화려하게 장식된 전통 도자기보다는 일상에서 매일 쓰기 좋은 디자인.
깔끔하고 단순하고 실용적인 그릇들이 많아요.
그래서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졌고요.
골든위크 최대 행사, 하사미 도자기 축제
하사미가 가장 붐비는 시기는 단연 골든위크예요.
매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열리는 하사미 도자기 축제 때문이죠.
나가사키현에서 열리는 도자기 행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해요.
약 150개 정도의 가마와 브랜드, 제작자들이 참가하고 일본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와요.
2025년에는 일주일 동안 26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하더라고요.
작은 마을 규모를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숫자죠.
축제 기간에는 평소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도자기를 살 수 있어요.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한정판 제품이나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재고 상품도 나오고요.
그래서 일본 사람들 중에는 매년 이 시기에 맞춰 일부러 하사미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해요.
도자기 좋아하지 않아도 재밌는 이유
솔직히 말하면 도자기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릇 보러 일부러 가야 하나?" 싶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막상 사진들을 보면 분위기가 꽤 좋아요.
대형 천막 아래 수많은 도자기 가게들이 늘어서 있고,
사람들은 마음에 드는 그릇을 하나씩 골라 담고,
곳곳에서는 지역 먹거리도 판매하고요.
일본 특유의 지역 축제 분위기도 느낄 수 있어서 단순히 쇼핑 행사라고 보기에는 아까운 느낌이에요.
특히 일본 주부들이 진지하게 그릇을 고르는 모습 구경하는 것도 은근 재미있다고 하더라고요.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 도자기 공원

하사미에 처음 간다면 가장 먼저 들러볼 만한 곳은 도자기 공원이에요.
축제 메인 행사장도 이곳에서 열리고요.
여기서는 일본 도자기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가마도 볼 수 있어요.
중국,
한국,
일본은 물론이고 유럽과 중동 지역 가마까지 재현해 놓았다고 해요.
도자기 역사 자체를 소개하는 공간이라서 하사미 도자기를 이해하기에도 좋은 출발점이고요.
그릇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되는 장소라고 해요.
하사미에서 가장 분위기 좋은 동네
도자기 공원에서 조금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카오야마라는 지역이 나와요.
개인적으로는 하사미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이 여기일 것 같더라고요.
오래된 벽돌 굴뚝들이 마을 곳곳에 남아 있고,
에도시대부터 이어져 온 도자기 작업장들도 볼 수 있어요.
관광지처럼 화려하진 않아요.
오히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가까워요.
골목을 걷다 보면 오래된 작업장이 나오고,
작은 공방이 나오고,
직접 만든 그릇을 판매하는 가게도 있고요.
그래서 일본의 오래된 공예 마을을 천천히 걸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봄과 가을이 특히 좋은 이유
나카오야마는 평소에는 꽤 조용한 편이라고 해요.
그래서 일부러 그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봄에는 벚꽃 축제가 열리고,
가을에는 도자기 투어 행사가 열려요.
관광객이 너무 많지 않아서 여유롭게 둘러보기 좋다는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유명 관광지처럼 정신없이 움직이는 여행보다 천천히 걷는 여행을 좋아한다면 꽤 잘 맞을 것 같아요.
차가 없어도 갈 수 있을까?
의외로 가능해요.
축제 기간에는 아리타역과 행사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계속 운행돼요.
후쿠오카에서는 하카타역에서 아리타역까지 이동한 뒤 셔틀버스를 타면 되고,
나가사키에서는 가모메 신칸센을 이용해 다케오온센을 거쳐 아리타역으로 가는 방법이 가장 편해요.
축제 기간에는 셔틀버스도 자주 다니는 편이라 렌터카 없이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다만 사람이 정말 많기 때문에 인기 날짜에는 이동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 게 좋아요.
하사미가 좋은 이유
하사미는 유명 관광지와는 조금 다른 매력이 있어요.
거대한 랜드마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화려한 야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SNS 인증사진 명소가 끝없이 이어지는 곳도 아니에요.
대신 수백 년 동안 이어진 공예 문화가 지금도 일상 속에서 살아 있는 마을이에요.
좋은 그릇 하나를 만드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그릇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고,
조용한 골목을 걸으며 오래된 가마와 공방을 만날 수 있고요.
그래서 규슈 여행을 여러 번 해봤거나, 조금 다른 일본을 만나보고 싶다면 하사미는 꽤 만족스러운 여행지가 될 것 같아요.
특히 도자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빈손으로 돌아오기 쉽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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